18세 남성 신검 의무화… 징병제 재도입 향해 가는 독일
“향후 몇 년 내 유럽 최강의 군대 건설할 것”
독일 연립정부가 징병제 재도입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새로운 병역 제도를 내놓았다. 독일은 향후 몇 년 안에 독일군을 유럽연합(EU) 회원국 군대 가운데 가장 강한 재래식(conventional) 군대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굳이 ‘재래식’이란 표현을 쓴 것은 EU 회원국 중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인 프랑스 군대를 능가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전제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새 병역 제도는 2026년부터 18세가 되는 남녀 모두에게 군 복무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남성은 본인 뜻과 무관하게 의무적으로 답안지를 만들어 정부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여성은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만 답안지를 작성하면 된다.
2027년 7월부터는 18세가 되는 남성 전원이 의무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의 병역판정검사(일명 ‘신체검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과연 군 복무를 감당할 수 있는 몸 상태인지 정밀하게 확인한다.
새로운 제도의 시행으로 독일은 현재 약 18만2000명에 불과한 병력 규모를 향후 10년 안에 25만5000∼26만명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만약 병력 증가 속도가 예상에 못 치거나 독일이 전쟁이 휘말린다면 그때는 징병제를 도입할 수 있다.
독일의 이 같은 새 병역 제도는 현행 모병제의 기본 틀을 유지하되 유사시 언제든 징병제로 전환할 수 있는 일종의 과도기 시스템이란 평가를 받는다. 징병제에 부정적인 SPD 등 진보 진영의 우려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안보 강화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와 나치 독일의 ‘흑역사’ 탓에 독일 국민은 국방력 강화에 소극적 태도를 취했다. 다만 냉전 시기 동·서독으로 분단된 독일은 미군이 서독, 소련(현 러시아) 군대가 동독에 각각 대규모로 주둔하며 한반도와 더불어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고조된 지역으로 꼽혔다. 동·서독 모두 징병제를 통해 강한 군대를 육성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90년 공산주의 동독 정권의 붕괴로 독일은 통일을 이뤘다. 이후 소련 해체와 냉전 종식을 거치며 20년 넘게 평화가 지속되자 독일은 군대 규모와 국방 예산을 줄였다. 2011년에는 징병제마저 폐지했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안보 위기감이 커지며 국방부 지출을 늘림은 물론 병력 증강에도 나섰다. 다만 현 모병제 아래에서 병력 증강이 한계에 부딪히자 정부는 징병제 재도입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왔다.
김태훈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회당 4000만원 벌던 한혜진, 현금다발을 냉장고에 숨겼던 속사정
- 홍명보호 첫 승 지켜낸 박진섭…3부 리그 딛고 이뤄낸 ‘12분의 월드컵’
- “아버지 첫사랑 닮아서”…박준금·장영남·임영웅 이름에 담긴 뜻밖의 비밀
- 1500억원 굴리는 전략가 전지현, 스크린 밖에서 증명한 투자 법칙
-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있는 진짜 이유, 외모 점검만이 아니었다
- 매달 8000만원 버는 토니안, 슈퍼카 3대 날리고 ‘재무제표’ 뜯어보는 이유
- 숨진 女소방관 카톡엔 “여기 미쳤어, 소맥 원샷”…약혼자 분통
- “덕분에 살았다. 평생의 은인”…임라라·노현희·김수용 살린 119 구급대원들
- “양육모의 50억 빚, 제가 갚아야 하나요?”…40년 만에 알게 된 진실 [잘살아보세]
- 채소를 사 먹는 게 신기했던 산골 소년…‘초롱이’ 이영표가 증명한 헌신의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