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회덤핑으로 30% 싸게 총공세…“한국 냉연공장 문 닫을 판”
후판→컬러후판, 열연→냉연
中 반덤핑 관세 회피술 ‘진화’
포스코·현대제철 수익성 타격
철강산업 보호 조치 서둘러야
업계 “품목별 쿼터제 시행을”

13일 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산 냉연강판 유통 가격은 t당 91만원, 중국산 수입재는 81만원으로 1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공식 집계와는 달리 시장에서는 중국산이 훨씬 더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냉연의 CFR(운임 포함 인도 가격)은 510~520달러(t당 75만원) 수준인 반면 국내 유통가는 t당 90만원으로 20~30%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산 가격에 맞춰 먼저 내수 가격이 조정되면 결국 해외 시장 수출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한국산이 중국산과 함께 반덤핑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고 결국 수출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선진국들은 냉연·열연·도금 모두 반덤핑 조치를 하는데 한국은 덤핑 피해가 명확한 후판부터 시작해 열연까지 조치가 된 상황”이라며 “냉연까지 반덤핑 조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우회덤핑을 차단하는 것보다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철강 업계는 반덤핑 조치가 나올 때마다 법률 자문을 통해 우회 방법을 체계적으로 찾아내고 있다. 후판→컬러 후판, 열연→냉연·풀하드 등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이유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덤핑 관세 부과 직후 2개월간 컬러 후판으로 위장해 들어온 물량만 6000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는 일반 후판과 동일한 제품임에도 HS(국제무역상품분류) 코드를 바꿔 관세를 회피한 것이다.
형강의 경우도 비슷한 수법이 동원됐다. 중국 업체들은 형강 표면에 철판을 덧대거나 용접하는 등 최소한의 재가공만 거쳐 품목 코드를 변경하며 반덤핑 관세를 피해 국내에 들여왔다가 올해 8월 적발됐다. 최근에는 냉연강판에 아연 도금을 입히거나 열연을 간단히 가공한 뒤 도금을 입히는 등 1~2단계 추가 가공만으로 도금 강판으로 둔갑시켜 수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월 미국·유럽연합(EU)처럼 제3국 조립·가공까지 포괄하는 강화된 우회덤핑 규제를 도입했다. 다만 사후 대응 방식인 데다 우회덤핑 조사와 규제 마련에 최소 9개월이 소요되는 동안 중국 업체들이 새로운 우회 방식을 개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현재처럼 사후 대응 방식으로는 9개월 조사 기간에 중국이 또 다른 우회 방법을 개발해 선제적 규제가 무력화된다”며 “정부가 우회덤핑 적발 시 즉시 조치할 수 있는 신속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수출기업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 인도처럼 판재류 전체를 포괄하는 포괄적 반덤핑 규제를 도입하긴 현실적으로 부담이 있다”며 “품목별 반덤핑 규제의 허점을 아예 막으려면 캐나다나 EU처럼 품목별 쿼터제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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