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에선 얼굴 가리지 못한다... ‘프라이버시’ 포기한 중국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5. 11. 14.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선멤버십] 이벌찬의 불편한 중국
AI 카메라 10억대
로봇 경찰에도 무덤덤
순응이 만든 AI 공룡 ‘센스타임’
베이징 특파원 이벌찬입니다. 조선멤버십에서 매주 금요일 중국 기술 발전 뒤에 숨은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씩 해부합니다. 과로를 장려하는 기업, 천재 육성 시스템, 둔감한 사회, 비상장 전략, 국가 주도 장기 계획… 너무 오래 외면해 온 중국, 이젠 맨눈으로 바라보고 대응 전략을 고민할 때입니다.
올해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경찰 장비 박람회’에서 경찰들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순찰 훈련을 하고 있다. 두꺼운 타이어처럼 생긴 이 로봇은 지명수배자를 식별할 수 있다./신화 연합뉴스

얼마 전 모교(母校) 베이징대를 찾았을 때 얼굴을 잠시라도 가릴 수 없었습니다. 학교 정문은 물론, 도서관과 식당 입구까지 모두 ‘안면 인식’ 시스템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얼굴만 들이밀면 어디든 들어갈 수 있으니 편했지만, 마음은 불편했습니다. 2008년 교내 방송 시사 프로그램 PD로 활동하던 시절엔 몰래 학교 카메라를 짊어지고 빈 교실에서 익명 인터뷰를 따거나 교문 앞 시위를 취재했는데, 지금은 그런 낭만이 없어졌습니다.

베이징대 총장을 지낸 차이위안페이는 ‘사상의 자유, 모든 것에 대한 포용력’이라는 교훈(校訓)을 남겼는데, 사상은 몰라도 안면 인식에 대한 포용력만큼은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이었다면 ‘빅브라더 사회’ 구현이라며 민원이 빗발칠 일이 중국에서는 일상으로 자리 잡습니다. 중국의 ‘AI 대부’로 불리는 리카이푸 전 구글 차이나 대표조차 “중국 소비자들은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기대치가 낮고, 편리함을 위해 그것을 기꺼이 포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안면 인식, 손바닥 결제, 무인 택시, 로봇 경찰 등 다른 나라에서는 사회적 거부감 때문에 도입이 더딘 기술들이 유독 중국에서 한발 앞서 발전하는 이유입니다.

중국인들의 이런 모습은 비웃으며 구경할 일이 아닙니다. 세계는 놀랍게도 중국의 민감 기술 발전 흐름을 뒤따라가고 있습니다. 한때 AI 감시 카메라 설치에 우려하던 한국도 이제 ‘CCTV 밀도’를 논하고 있고(한국에는 CCTV가 공공기관에 200만대, 민간을 합치면 2000만대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안면 인식을 꺼리던 국민 정서도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잠잠해졌습니다. 제도가 기술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기술이 제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14억 중국인이 참여하는 이 민감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세계 표준으로 굳어질지 모르는 양상입니다.

◇10억대 AI 카메라 다음은 경찰 로봇 군단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시 카메라가 깔린 나라의 국민답게, 중국인들은 개인 정보와 사생활 침해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영국 보안 업체 컴패리테크(Comparitech)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 전역에 설치된 CCTV는 10억대를 넘어섰습니다. 도시 인구 1000명당 372대꼴로, 미국의 8배에 달합니다. 이 카메라들은 전부 AI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봉쇄 3년(2020~2022년) 동안 전 국민은 스스로 앱에 이동 동선을 기록하고 정부에 보고하는 ‘훈련’도 했습니다.

전국에 깔린 감시 카메라에 이어 중국 정부가 밀어주는 민감 기술은 ‘경찰 로봇’입니다. 작년 12월부터 동부 연안 도시 원저우(溫州) 거리에서는 두꺼운 타이어 모양 경찰 로봇이 투입됐습니다. 안면 인식으로 지명 수배자를 식별하고, 시속 35㎞로 자율주행하여 그물총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로봇은 2024년 10월 중국 저장대 연구진이 처음 대중에 공개했을 때만 해도 수륙양용에다 폭탄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군사 무기로 묘사됐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기사가 이어집니다

https://www.chosun.com/economy/int_economy/2025/11/14/SE2O2MQWQNCUHJSVH56SQ5LDZE/

◇조선멤버십 새로 나온 기사

70에 금연한 의사, 90에도 승마… 낮잠 시간 보니

https://www.chosun.com/medical/2025/10/31/NYEYY7MAJJHKJGREMQUK4Y3RGI/

‘힙한 합정동’ 옆 외국인 공동묘지… 이토록 아늑할 수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2025/11/13/PQXO5736JZBJTNT5QDH5ES67AM/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이론을 입증한 전설의 물리학자

https://www.chosun.com/premium/2025/11/14/WK7MKB23VVH3HP253NTD6XCDRA/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