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목표는 李 사법 리스크 다 지우기… 항소 포기는 그 신호탄”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한 뒤 “현 정권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는 취지의 폭로를 하자, 법조계에서는 “외압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 대행은 지난 12일 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 정권이 기소해 놓았던 게 전부 다 현 정권의 문제가 돼버리니까 현재 검찰이 저쪽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받아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저쪽에서는 지우려고 하고 우리는 지울 수 없는 상황이지 않나. 참 스스로 많이 부대껴 왔다” 등 발언을 쏟아냈다. 4개월간 검찰총장 대행을 맡으면서 정치권으로부터 여러 압력을 받아왔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현 정권이 지우려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이고, 항소 포기 사태는 그 신호탄이다” “이 대통령의 범죄 흔적을 지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①대장동 사건은 ‘항소 포기’
이 대통령은 당선 전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을 비롯한 8개 사건, 12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재판만 5건이 진행 중이었는데, 대통령 당선 후 각 재판부 결정으로 재판은 모두 중단됐다. 하지만 문제는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재판이 재개돼 사법 리스크가 그대로 살아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논란을 빚은 대장동 사건은 김만배·유동규·남욱 등 민간 업자들 사건이다. 1심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4~8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뇌물, 이해충돌방지법 등은 무죄가 선고돼 당초 검찰이 구형했던 추징금 7814억원이 대부분 사라졌다. 7000억원이 넘는 돈을 환수하지 못하게 됐는데도,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것이다.
특히 항소 포기는 같은 대장동 사건으로 별도로 진행 중인 이 대통령(중단)과 최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해석이다. 한 검찰 중간 간부는 “항소 포기로 최대한 민간 업자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받아내고, 향후 이 대통령 등의 재판에서 그들이 불리한 진술을 못 하도록 입을 막으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했다.
②조작 수사 몰이로 ‘공소 취소’
민주당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경우, 유독 검찰의 불법 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공소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엔 정진상 전 실장만 재판받고 있는 대장동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남욱씨가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배를 가르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하자, 곧바로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 자체가 조작 수사였고, 이 대통령에 대한 기소 자체가 조작”이라는 공세를 펴고 나왔다. 검찰 스스로 이 대통령 등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라는 압박이다.

앞서 이 대통령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등이 기소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서도 조작 수사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작년 4월 이 전 부지사가 재판에서 “검찰이 나에게 이 대통령 연루 진술을 유도하기 위해 술과 연어회 등 외부 음식을 조사실에 반입했다”고 주장한 것이 불씨가 됐고, 이후 현 정권이 들어서자 법무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지난 9월 “실제로 술과 음식이 제공된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며 서울고검에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이를 받아 여당은 “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조작됐다”며 검찰 수사의 불법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여당이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무너뜨려, 끊임없이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③법까지 개정해 ‘재판 면소’
정부와 여당은 이 대통령이 기소된 형사 재판이 면소(免訴·법 조항 폐지로 처벌할 수 없음)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당정은 지난 9월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럴 경우 이 대통령은 배임 혐의로 기소된 대장동 비리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재판에서 ‘면소 판결’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은 또 대법원이 이 대통령에게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건의 처벌 근거인 허위 사실 공표죄의 ‘행위’ 조항 자체를 없애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 대통령은 파기환송심에서 면소 판결을 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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