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이 이렇게 힘듭니다… 프랑스, 결국 시행 전면 중단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5. 11. 14. 00: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역점 정책 2027년까지 스톱… 사실상 좌초 위기
프랑스 파리 국회의사당에서 12일 연금 개혁 중단안이 하원 본회의에서 찬성 255표, 반대 146표로 가결되자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연금 개혁은 시행 2년여 만에 2028년 1월 1일까지 중단되게 됐다. /AFP연합뉴스

프랑스가 12일 연금 개시 연령(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연금 개혁을 2년여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9월 단계적 시행에 들어간 지 2년 2개월 만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연금 개혁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프랑스 하원은 2023년 시작된 연금 개혁법의 시행을 2028년 1월 1일까지 중단하는 개정안을 찬성 255표, 반대 146표로 통과시켰다. 여당 르네상스와 중도파가 대거 기권한 가운데, 강경 우파 국민연합(RN)과 좌파 사회당·녹색당은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강경 좌파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와 공산당은 연금 개혁의 완전 폐기를 요구했다. 우파 공화당도 “미래에 세금 폭탄을 돌리는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 많이, 더 오래 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연금 개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중도파를 제외한 야당은 “국민의 사회적 권리를 빼앗는 강압” “자본에 유리한 신자유주의 정책”이라며 강력 반대했다. 이에 엘리자베트 보른 전 총리가 의회 표결을 건너뛰고 정부의 단독 입법을 허용하는 헌법 조항을 발동해 개혁안을 통과시켰고, 이는 전국적 반대 시위로 이어졌다.

야권은 이후 정치적 고비마다 연금 개혁 중단을 요구했다. 정부가 나랏빚을 줄이기 위한 긴축 예산안까지 들고나오면서, 마크롱 정부가 국민의 복지를 계속 앗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긴축 예산안을 둘러싼 의회의 총리 불신임이 거듭돼 1년여 만에 총리가 세 번 바뀌는 혼란이 이어졌다.

이번 개정안은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자발적으로 제출했다. 르코르뉘는 총리 임명 27일 만인 지난달 6일 사임했다가 다시 지명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위한 야권의 지지를 얻으려 연금 개혁 중단이라는 고육책을 내놓은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연금 개혁 중단으로 2년간 22억유로(약 3조743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결국 증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개혁이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 프랑스 매체들은 “연금 개혁 재개 여부가 2027년 대권 후보들의 핵심 쟁점이 되겠지만, (연금 개혁처럼) 표를 깎아먹을 것이 뻔한 정책을 고집할 후보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https://www.chosun.com/tag/oneshot/)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