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클루니가 연기하는 톱스타 “요즘 내 인생이 진짜 같지 않아”
많은 배역 속 ‘진짜 나’ 찾는 이야기
아카데미 출품 위해 극장 먼저 공개
연기는 배우가 진심을 다해 빚어내는 아름다운 거짓말이다. 배우는 거짓말을 잘할수록 박수와 찬사를 받는다. 성공한 영화배우 제이 켈리(조지 클루니)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삶이 진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평생 수많은 인물을 연기해 왔지만, 정작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답할 수가 없다.

넷플릭스 영화 ‘제이 켈리’는 화려한 명성 뒤의 공허함을 깊이 있게 포착한다. 조지 클루니는 자신과 여러모로 닮은 톱스타 제이 켈리를 연기한다. 제이는 30년간 블록버스터와 예술 영화를 넘나들며 탄탄한 경력을 쌓았고, 부드러운 미소와 유쾌한 성격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할리우드의 아이콘이다. 촬영장에서는 늘 “다시 한번 가도 될까요?”라고 묻는 완벽주의자이기도 하다. 치열하게 일하며 정상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일상마저 연기처럼 느껴지는 중년의 위기를 맞는다.
줄거리만 보면 톱스타의 사치스러운 고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막상 보면 제이에게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 많다. 누구나 삶의 어느 순간엔 가면을 쓰고, 진짜 자신을 마주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이는 돌연 차기작을 취소하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딸을 뒤따라간다. 이탈리아 토스카나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인생의 분기점이 됐던 과거의 순간들이 영화 속 장면처럼 펼쳐진다. 배신했던 친구, 상처를 준 딸, 과거의 인연들이 환상처럼 스쳐 지나가고, 제이는 인생을 잘못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에 아찔해진다.

스칼릿 조핸슨, 애덤 드라이버 주연으로 이혼 과정을 실감 나게 그린 영화 ‘결혼 이야기’(2019)의 노아 바움백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이번에도 유머와 통찰이 빛나는 각본을 선보인다. 모두에게 사랑받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켈리를 통해, 자기 자신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돌아본다.
‘제이 켈리’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온 수많은 스태프의 헌신을 유쾌하면서도 가볍지 않게 그린다. 특히 제이를 ‘퍼피(강아지)’라고 부르며 아이처럼 보살피는 헌신적인 매니저 론(애덤 샌들러)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씁쓸하다. 제이의 변덕에 지쳐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가 하나둘 떠나고, 점점 혼자가 되는 과정이 쓸쓸하게 그려진다.

자칫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을 이해하게 만드는 건 클루니의 힘이 크다. 여유로운 미소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연기는 더욱 깊어졌다. 새롭지 않은 이야기지만 톱스타가 연기하는 톱스타를 보는 재미가 있다. 제이 켈리를 위한 헌사 영상에선, 젊은 시절 클루니의 모습이 등장하며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듯한 울림을 준다.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게 된 제이 켈리는 마지막으로 어떤 장면을 보게 될까.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 출품을 위해 19일 극장에서 먼저 개봉 후 다음 달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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