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첫날부터 사기 떨어지게 중단하면 안 돼”···지침 무시하고 폭우 수색 지시

수해 현장에서 무리한 작전으로 해병대 채모 상병 등 군 장병을 사망·부상케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실종자 수색작전 당시 폭우로 철수 지침이 내려진 상황에서 “첫날부터 사기 떨어지게 (수색을) 중단하면 안 된다”고 직접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는 임 전 사단장이 작전통제권도 없으면서 무리하게 소속 부대원들을 압박했고, 그 이튿날 채 상병이 작전 도중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13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임 전 사단장 등의 공소장을 보면,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와 육군이 2023년 7월18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을 벌이던 중 당시 작전통제권을 갖고 있던 문병삼 육군 50사단장으로부터 ‘기상 상황을 고려해 육군은 오후 3시쯤 전면 철수하니 해병대도 철수하는 것이 좋겠다’는 지침을 전달받았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소속 간부에게 “첫날부터 사기 떨어지게 중단하면 안 된다”며 “종료 예정 시각인 오후 4시30분경까지 계속 수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합동참모본부와 육군 제2작전사령부는 현장 해병대원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육군 50사단으로 넘기는 단편명령을 내렸다. 임 전 사단장은 수색 작전에 대한 지휘권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럼에도 임의로 수색 강행 지시를 내린 것이다.
특검 조사 결과 임 전 사단장이 이 같은 지시를 내리기 1시간30분 전쯤부터 현장은 폭우가 쏟아져 도로정찰 수준의 작전 활동도 지속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이처럼 예하 해병대원을 상대로 계속해서 과도한 수색 지시를 내렸고, 이런 점이 부대원을 압박해 이튿날인 7월19일 채 상병 등 군 장병들이 작전 과정에서 사망하고 다치는 결과를 낳았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이 수해 현장에서 무리하게 수색 작전을 지시해 군 장병들을 사망·부상케 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 10일 그를 구속기소 했다. 임 전 사단장은 당시 현장 작전통제권을 넘기는 합참 등의 단편명령을 어기고 현장 지도와 구체적인 수색 지시를 하는 등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도 받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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