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한 대로” 안아주며 따뜻한 응원

김태욱·고귀한·이삭 기자 2025. 11. 1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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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고사장 안팎 풍경
다급한 112 신고에 순찰차 타고 입실 잇따라…시험 감독관도
‘호흡곤란 증세’ 학생은 시험 포기…교문 밖엔 학부모들 기도
‘토닥토닥’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앞에서 고사장으로 향하는 딸을 어머니가 안아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3일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정체로 50㎞ 거리를 경찰 순찰차로 이동해 입실하는가 하면 시험 도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시험을 포기한 학생도 있었다. 전국적으로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 대체로 큰 사고 없이 시험이 치러졌다.

오전 7시 서울 광진구 광남고 앞은 고사장을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로 붐볐다. 학부모들은 “혹시 빠뜨린 준비물은 없냐”며 수험생들을 살폈다. 자녀를 시험장에 들여보내고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 학부모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기다렸다.

“혹시 춥지는 않냐”며 수험생 손을 붙잡고 쉽게 보내지 못하는 학부모들도 보였다. 수험생들은 고사장 문 앞에서 가족과 포옹한 뒤 수험표를 꺼내 들고 함께 ‘수능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류동우씨(55)는 “그동안 공부한 대로 침착하게 아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면서 딸을 안아주고는 시험장으로 들여보냈다. 강윤경씨(26)는 성악과 진학의 꿈을 위해 늦은 나이에 수능을 준비했다. 강씨는 “나이를 먹었으니 쌓인 ‘짬’도 있지 않겠냐”고 웃으며 고사장에 들어갔다.

오전 8시10분 입실시간 종료 방송이 나오고 고사장 문이 굳게 닫혔지만 몇몇 학부모는 자리를 뜨지 않고 두 손 모아 기도하기도 했다. 1시간째 자리를 지켰다는 박경희씨(55)는 “재수생 딸이 너무 고생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광주 북구 금호중앙여고 앞에서 보온병을 손에 쥔 채 수험생 손주를 기다리던 80대 노인은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라 손주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마음고생이 많았다”며 “오늘은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로 보상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학교 정문 앞에는 ‘서울대, 연고대보다 나대로’ ‘수험생 모두 꿈꾸는 대로’라고 적힌 현수막이 나부꼈다.

이날 오전 5시43분쯤 경기 화성시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팔탄분기점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나며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마침 수능 고사장으로 향하던 한 수험생이 112에 신고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이 수험생을 태워 서울 중구 이화여고까지 약 50㎞ 거리를 수송해 제시간에 시험장에 들여보냈다.

오전 7시30분쯤 한 수험생이 “엉뚱한 버스를 탔다”며 도움을 구하는 내용이 112 신고에 접수됐다. 이 수험생이 배정받은 시험장은 서울 도봉구 창동고였다. 경찰은 10분 거리에 있는 경기 고양시 행신동 무원고에서 응시할 수 있는지 확인했고,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후 이 수험생을 무원고 시험장으로 수송했다.

영어 시험이 치러지던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 고교에서는 “수험생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다”며 신고했다. 이 학생은 시험 도중 과호흡 증세를 보였고, 이후 상태가 호전됐지만 나머지 시험을 포기하고 귀가했다.

경찰청은 수험생뿐만 아니라 자동차 키를 분실한 감독관까지 수송하는 등 134건의 수송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에스코트 36건, 수험표 전달 16건, 주정차 차량 이동 조치 등 전국적으로 234건의 편의를 제공했다.

김태욱·고귀한·이삭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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