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일대 ‘세계유산지구’ 지정…서울시 초고층 빌딩 개발 제동 걸리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 일대 19만4000여 ㎡ 공간이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된다. 종묘 일대의 세계유산지구 지정은 서울시가 종묘 건너편 세운4구역의 건물 높이를 최고 145m까지 올릴 수 있도록 일방적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와중에 진행됐다. 국가유산청은 이를 근거로 서울시에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강력히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세계유산분과위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고 ‘종묘 세계유산지구 신규 지정 심의’ 등의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종묘 일대 총 19만4089.6㎡가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세계유산법)상의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다음달 내로 세계유산지구 지정 관련 행정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세계유산법은 세계유산의 보존·관리가 필요한 구역을 국가유산청장이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게 명시했다. 특히 세계유산지구에서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건축물 또는 시설물을 설치·증설할 때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되면 인근을 ‘유산 보호를 위한 완충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10월 종묘, 창덕궁, 경주역사유적지구,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등 국내 세계유산 11건의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려는 계획을 예고했는데, 이날 종묘에 대한 지정 안건만 우선적으로 심의·가결한 것이다. 최근 서울시가 종묘 인근에 145m의 초고층 빌딩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계획 변경을 일방적으로 고시하자, 국가유산청도 세계유산지구 지정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으라는 유네스코의 요청을 서울시에 3차례 전달했으나, 서울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회신하지 않은 바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종묘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면서 보존이라는 명분을 더해 서울시의 세계유산영향평가 수용을 거듭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17일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참여하는 기자간담회도 열 계획이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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