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단풍처럼 스윙하라!

방민준 2025. 11. 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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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을 단풍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단순히 '색의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다.

그러나 가을의 단풍은 끝맺음의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다 태워 마지막 순간을 빛으로 바꾸는 행위, 그것이 단풍의 본질이다.

그리고 그 여운이야말로 단풍과 골프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가장 깊은 배움이란 것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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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사람들이 가을 단풍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단순히 '색의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다. 그 안에서 생명의 덧없음과 완결의 미학을 함께 보기 때문이다.



 



봄의 녹색은 '시작의 희망'을 상징한다.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않았지만 무한히 가능할 것 같은 생명의 기운이 있다. 그러나 가을의 단풍은 끝맺음의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다 태워 마지막 순간을 빛으로 바꾸는 행위, 그것이 단풍의 본질이다.



 



가을은 세상의 온도가 내려앉는 계절이다. 들녘의 숨결은 차분해지고 나무들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멈춤의 순간에 오히려 가장 찬란한 색이 피어난다. 단풍은 떠나기 전의 고백처럼, 자신의 남은 생을 불빛으로 바꾼다. 잎은 생명을 다해 붉게 타오르고, 그 절정의 순간 이후에 스스로 떨어져 흙으로 돌아간다.



 



사람들은 그 장면에서 '삶의 완성'을 본다. 그래서 단풍을 볼 때 우리는 슬프면서도 경건해진다. 단풍은 시드는 게 아니라 자신의 소명을 다해 불태우는 것이니까.



 



결국 가을 단풍에 대한 사람들의 열광은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퇴장'에 대한 인간의 공명이다. 자신의 생도 언젠가 저렇게 저물리라는 예감에 전율한다. 그리고 저물기 직전에야 비로소 빛나는 인간의 마음을 닮은 풍경이기에 가을의 색은 우리에게 더욱 깊이 스며든다.



 



가을의 골프 코스는 유난히 고요하다. 공기의 밀도는 낮아지고 누운 잔디는 사색의 기운을 품는다. 페어웨이를 에워싼 나뭇잎들은 붉게 타오른다. 그 모습 앞에서 골퍼들은 문득 생각한다.



 



'스윙이란, 어쩌면 단풍잎이 떨어지는 순간과 닮아 있지 않을까.'



 



좋은 스윙은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잡고 있던 것을 내려놓는 용기, 완전히 휘두른 뒤 아무것도 붙잡지 않는 여백에서 완성된다. 단풍 역시 그러하다. 나무는 잎을 놓아야 겨울을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단풍의 낙화는 슬픈 일이 아니라, 자연의 통과의례다.



 



골프도 삶도 결국은 '놓음'의 예술이다. 집착 없이, 그러나 한순간은 온 힘을 다해 불태워야 한다.



스윙의 절정은 임팩트가 아니라, 그 이후의 흐름에 있다. 단풍의 아름다움 또한 떨어지는 찰나의 곡선 속에 깃든다.



 



단풍은 잔디 위를 걷는 순례자들에게 묻는 것 같다.



"너는 네 스윙을 언제 놓을 수 있겠는가?"



 



너무 완벽하려는 마음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흔들린다. 그러나 비움의 마음으로 임한 스윙은 마치 바람에 실린 낙엽처럼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그래서 나는 가을마다 다짐한다. 단풍처럼 스윙하자고. 불태우되, 머물지 말자고. 그렇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한 뒤에는 바람에게 맡겨보자고. 스코어는 사라지지만 그 순간의 여운은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그 여운이야말로 단풍과 골프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가장 깊은 배움이란 것을 절감한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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