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바닷속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를 더 내야 한다

강정원 논설실장 2025. 11. 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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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는 국가 핵심 기반 시설로 떠올랐다. 하지만 '전기 먹는 하마'라는 별명처럼 막대한 전력 소비와 냉각 비용, 입지 문제는 심각한 국가적 난제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가 들고 나온 '바닷속 데이터센터'는 매우 혁신적인 해법이다.

  울산시가 구상하는 수중 데이터센터는 서버 10만대 규모의 시설을 바다 밑에 설치해, 차가운 해수를 천연 냉각수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육상 데이터센터가 전체 전력의 40% 이상을 냉각에 쏟아붓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그린 AI'의 청사진이다.

  울산시가 어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수력원자력, LS일렉트릭, 한국냉동공조시험연구원 등 9개 핵심 기관 및 기업과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모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이는 해저지반 안정화부터 전력망 연계, 냉각 기술까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드림팀'이 꾸려진 것이기 때문이다. 울산의 풍부한 해양 인프라와 산업 역량이 함께하는 '대한민국형 수중 데이터센터'의 첫 삽을 뜬 셈이다.

  문제는 속도다. 우리가 모형 개발을 논의하는 동안, 경쟁국들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프로젝트 네이틱'으로 기술적 우수성을 입증한 것은 물론,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하이난 앞바다에서 세계 최초의 상업용 수중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며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그래서 2030년 모형 개발을 완료하고, 2031년부터 상용화하겠다는 울산 수중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을 어떻게든 앞당길 필요가 있다. 기술 선점의 '골든타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바닷속 데이터센터'는 'AI 수도' 울산의 미래다. 그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혁신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울산시가 추진하는 수중 데이터센터와 지상의 AI데이터 센터 구축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정부는 한차례 보류했던 '분산특구'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 전력망 연결, 해역 이용, 건축 인허가 등 복잡다단한 규제를 원스톱으로 풀어주는 '빠른 트랙'을 열어줘야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다.

  이번 협약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질적인 성과 도출을 위한 속도전이 필요하다. 협약 참여 기업들이 역량을 총동원해 지속가능한 '수중 데이터센터' 모델을 서둘러 개발해 주길 기대한다. 정부도 '분산특구'라는 확실한 날개를 조속히 달아주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