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삶] 경기도 창업 생태계 변화와 딥테크 전환

2025년 상반기를 보면 우리나라의 창업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거시 수요 둔화와 비용 상승으로 내수 의존 업종은 급격히 위축되는 반면, 지식 기반 및 딥테크(Deep Tech) 영역은 완만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창업기업 수는 2025년 상반기에 57만4천401개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하며 창업 시장의 양적 축소가 명확히 확인되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14.7%), 부동산업(–12.8%), 도소매업(–8.1%) 등 전통 자영업 부문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경기도의 현장 체감도는 더욱 냉혹하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도내 음식점업 폐업률은 2.85%로 최근 6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창업률은 2.49%에 그쳤으며, 2024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역전 현상이 이어졌다. 2025년 1분기 경기도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은 1.15로 전년 동분기 대비 0.22 증가하였으며, 전국은 1.16로 전년 동분기 대비 0.17 증가하여 경기도 및 전국 모두 폐업 수가 개업 수를 초과하였다. 그러나 경기도의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점포 순감과 상권 약화를 동시에 뜻하며, 창업의 모멘텀이 약해지고 초기 이탈하는 악순환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전국적으로 금융·보험업(+21.9%)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1.7%)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는 거시 경제의 피로감이 전통 산업에 집중되는 사이, 지식 기반 산업 축은 국지적으로 선전하는 창업 양극화 현상이다.
딥테크 부문으로의 자본 유입 자체는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2025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는 5.7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벤처펀드 결성은 6.2조 원으로 19.4% 확대되었다. 특히 바이오·의료·게임 분야의 회복이 투자 심리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025년 상반기 벤처투자 중 서울 53.7%, 경기 23.1%, 인천 2.8%로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는 가운데 경기는 단일 광역단체로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초기/성장 단계 자금 접근성이 전국 최상위권임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자본이 경기도의 초기 기술창업 생태계로 얼마나 빠르게 흘러들어가 첫 매출과 반복 실증으로 전환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현재 경기도가 이 불균형을 해소하고 딥테크를 통한 산업 생산성 개선을 이루려면, 실패의 후유증을 줄여 재진입을 빠르게 하고, 기술 창업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상반기 통계가 보여준 창업의 양적 축소, 자영업의 구조적 피로감, 딥테크 창업의 증가 등은 경기도가 지향하는 기술창업의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할수는 있으나 다음과 같은 정책이 추가로 필요하다.
먼저 폐업 후 재창업에 도전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폐업→재창업 과정을 90일 내로 묶는 원스톱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폐업정리 컨설팅, 채무조정 연계, 업종전환 교육, 매출연동 상환자금 및 보증 특례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여, 재창업 승인 소요일을 절반으로 줄이고 1년 생존율을 10%p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는 음식업 폐업률 역전 국면에 대한 직접적인 처방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초기 기술창업 기업의 가장 큰 난관인 첫 매출확보를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경기도 산하 공공·의료·환경 영역에 실증과 우선구매를 하도록 해야 한다. 성능 기준을 통과하면 즉시 조달 우선구매와 성능 보증보험을 연동하여 초기 성과실적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딥테크뿐 아니라 디지털·친환경 솔루션을 가진 소상공 혁신기업에도 개방하여 전국적인 창업 감소 국면에서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세 번째로 딥테크 개발 과정의 핵심 자원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특히 AI 스타트업에 필요한 GPU는 경기도 스타트업에게는 더욱 필요하지만 접근에 매우 한계가 있다. 또한, 경기도 출자 목적펀드를 운용하는 민간 운용사에게 적극적인 투자주문을 통해 브리지 자금 공급을 증대해야 한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대학의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 첫째, 산학 공동창업 매칭을 상시화하여 교수, 박사과정, 퇴직 전문가를 지분 참여형으로 연결하고, TLO(기술이전 전담조직)의 표준계약 및 성과 공유 비율을 공개하여 기술 이전 거래 비용을 낮춰야 한다.
둘째, 리빙랩 테스트베드를 스타트업에 개방하고, 캠퍼스 병원, 스마트 팩토리, AI 컴퓨팅 자원을 크레딧 방식으로 제공하며 조달 바우처와 연동해 초기 레퍼런스를 증폭시켜야 한다.
셋째, 현장 프로젝트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창업-학위 동시 설계를 통해 학생·연구원 창업팀의 투자 적합도를 높여야 한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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