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5월 포항 초계기 추락, 양력 상실로 발생”…원인은 알 수 없어

권혁철 기자 2025. 11. 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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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은 지난 5월29일 경북 포항시 해군비행장 인근에서 추락해 4명이 순직한 해상초계기 P-3CK(피-3씨케이) 사고는 이륙 상승선회 중 양력을 잃는 '실속'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실속에 접어든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해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비행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음성녹음 장치를 수거해 복구하려 했으나 지상충돌 충격과 화재로 인한 손상이 심해 복구하지 못했다. 당시 관제 레이더 상에도 사고 구간이 음영구역이어서 관련 항적이 없어 비행 상황을 분석하는 데는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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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은 지난 5월30일 전날 경북 포항에서 추락한 해상초계기 모습이 담긴 영상을 30일 공개했다. 해군 제공

해군은 지난 5월29일 경북 포항시 해군비행장 인근에서 추락해 4명이 순직한 해상초계기 P-3CK(피-3씨케이) 사고는 이륙 상승선회 중 양력을 잃는 ‘실속’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실속에 접어든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항공기는 날개의 곡선형 단면과 공기 흐름의 차이로 인해 위로 떠오르는 원리인 양력으로 비행하는데, 실속은 항공기가 비행 중 '양력을 잃는 현상'을 말한다.

초계기 추락사고 민관군 합동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는 13일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초계기가 양력을 잃은 직접적인 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사고기가 해군비행장 이륙 단계에서 속도와 고도, 자세가 정상이었으나, 상승 선회 단계에서 정상비행 때보다 속도가 점점 줄어 고도 상승이 미미했고, 받음각도 지나치게 커졌다고 밝혔다. 이후 초계기는 실속 및 조종불능 상태에 빠져 추락했다.

조사위는 초계기가 이런 상태에 빠진 직접적인 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했고 기계적, 인적, 환경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해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비행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음성녹음 장치를 수거해 복구하려 했으나 지상충돌 충격과 화재로 인한 손상이 심해 복구하지 못했다. 당시 관제 레이더 상에도 사고 구간이 음영구역이어서 관련 항적이 없어 비행 상황을 분석하는 데는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항공기는 비행기록 장치가 장착돼 있지 않은 기종이라 비행 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자료는 기지경계용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자료가 유일했다.

조사위는 사고기의 출력 감소와 비정상 자세 유발 가능성이 있는 엔진, 프로펠러, 연료, 조종 및 유압 계통 등 기계적 요인을 조사했지만, 지상과 충돌하기 전까지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위는 실속 및 조종불능 회복훈련을 받지 못한 조종사들이 실속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군 관계자는 “교범상에는 (실속 상황에 대한) 훈련을 하게 돼 있으나 미 해군에서 최초로 교육과정 지침서가 들어왔을 때 그런 훈련들이 빠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타성을 갖고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고기는 실속 경보장치가 장착돼 있지 않은 구형이었고, 받음각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판도 조종사가 눈으로 즉시 보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 조종사가 실속 징후를 제때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해군은 재발 방지를 위해 비행승무원을 대상으로 비행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조종사 대상 실속 및 조종불능 회복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사고 기종에 실속 경보장치를 부착하고 받음각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판의 위치를 조종사가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위치로 옮기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해군은 사고 이후 비행중단 상태인 P-3CK의 비행 재개 시점에 대해 “추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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