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재판 '홍장원 메모' 공방…"지렁이 글씨" vs "본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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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 명단을 적은 이른바 '홍장원 메모'의 신빙성을 공격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 측은 "메모 중에 증인이 작성한 부분이 별로 없고, 나머지는 보좌관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 부분은 진정성립을 따로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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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메모'가 대상…계엄 당시 '선관위 출동' 놓고선 방첩사 대령과 공방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3/yonhap/20251113194314639oalq.jpg)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 명단을 적은 이른바 '홍장원 메모'의 신빙성을 공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3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이날 홍 전 차장의 '4차 메모'를 제시하며 증거 채택을 요청했다.
홍 전 차장은 앞서 계엄 당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며 자필로 초안인 '1차 메모'를 작성했고, 보좌관이 이를 토대로 정서(正書)한 2차 메모, 계엄 다음날인 12월 4일 보좌관이 기억에 의존해 메모를 작성한 3차 메모, 3차 메모에 홍 전 차장이 가필(加筆)한 4차 메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재판에서 "보좌관이 정서한 것 이후에 제가 통화 내역을 기억한 것을 추가로 가필한 것"이라며 모두 동일한 버전이라고 주장했다. 4차 메모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 측은 "메모 중에 증인이 작성한 부분이 별로 없고, 나머지는 보좌관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 부분은 진정성립을 따로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진정성립이란 조서 등의 기재 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작성됐다는 의미다. 재판에서 이를 거론한 것은 '메모'를 본인이 작성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문서 작성할 때 모든 문서를 다 치지 않고 초안을 지시하고 확인했다 빠진 게 있으면 가필했다는 것 같은데 그러면 본인 작성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홍 전 차장 메모의) 초고란 게 보면 지렁이 글씨"라며 "아라비아 (글씨), 지렁이처럼 돼 있어서 대학생들이 티(셔츠)도 만들어서 입고 그런 정도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걸로 보좌관을 시켜서 이런 걸 만들었다고 하니…초고란 것 자체가 이거(이후 다른 메모들)랑 비슷하지 않다"고 신빙성을 공격했다.
특검팀은 "재판장 말처럼 이 부분은 보좌관의 대필에 불과하고, 사후적으로 (증인이) 내용을 확인하고 가필까지 해서 완성된 것"이라며 "증인이 작성자로 보기에 상당(타당)하다"고 반박했다. 법률 문언에서 상당(相當)하다는 표현은, '타당하다·합리적이다'는 의미로 쓰인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태주 방첩사 정보보호단장(대령)에게는 12·3 비상계엄 당시 방첩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출동하라고 지시가 계엄법에 따른 정당한 것이라는 취지로 질문했다.
박 대령은 "계엄이라고 해도 민간 시설에 군이 들어가는 게 맞느냐는 이의제기가 있었다"며 당시 선관위 서버 확보 지시 등이 위법하다고 느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이라 해도 민간 시설에 들어가는 게 문제가 있어서 선관위에 가는 문제에 대해 적법성을 의심했다, 위법할 수 있다고 했는데, 선관위를 민간 시설로 생각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선거관리 업무가 행정 업무이고, 계엄법에 따르면 행정·사무 업무를 계엄 당국이 지휘할 수 있게 돼 있는데 검토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에 라자루스나 김수키 등 해킹 조직이 많이 있는데, 이런 조직이 행정안전부나 사법 기관에 침투하는 걸 언론에서 보지 않았느냐"며 "계엄이 선포돼 방첩사의 사이버 담당자들이 선관위에 가라고 하면 그런 것과 연관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은 전혀 안 했느냐"고 하기도 했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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