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 피해자 A씨 직접 밝힌 심경…"두려운 걸음이 누군가 삶 지킬 수 있기를"
최근 JTBC가 보도한 한국농아인협회 정희찬 상임이사의 성폭력 의혹 피해자가 오늘(13일) 심경을 밝혔습니다.
수어 통역사들이 모인 익명 대화방에서입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과 왜 지금 세상에 알렸는지 이유를 말했습니다.
아래는 피해 농아인 A씨가 올린 글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JTBC 성폭력 보도에 나온 농아인이자,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오랫동안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자입니다.
그동안 제 몸과 마음은 이미 많이 다쳤고, 감히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고통을 묵묵히 견디며 긴 시간을 버텨 왔습니다.
장애여성공감과 JTBC의 문을 두드리기까지 수없이 망설이고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저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결국 저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그 두려운 한 걸음이 누군가의 삶을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사실 방송이 나가면, 늘 그래왔듯 잠시 반짝하다가 이내 잊히겠지…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너무 많은 분들이 제 일처럼 분노해주시고, 함께 울분을 터뜨려주시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립니다.
방송이 나간 뒤, 그동안 팽팽하게 버티고 있던 마음의 줄이 '툭' 하고 끊어진 듯
저는 하루 이틀 동안 이불 속에서 말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렇게 무너졌던 제 마음은,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지옥 끝에서 흩어져 사라지던 제 자존감이 다시 천천히 모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방송 전까지 저는 매일
가슴을 조이는 불안,
숨조차 쉬기 힘든 악몽 같은 기억,
갑자기 덮쳐오는 공포 속에서
수없이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싸워야 했습니다.
“정말 누가 내 말을 믿어줄까…”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닐까…”
“혹시 내 목소리는 이렇게 사라져버리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저를 뒤따라다녔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의 고통을 외면한 채 계속 숨어버린다면
평생 그 감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여성 인권을 가볍게 여기며
아무렇지 않게 횡포를 지속해 온 가해자들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저에게 마지막 용기를 쥐여주었습니다.
저의 작고 떨리는 외침에 손을 내밀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예상하지 못한 여러분의 따뜻한 지지와 격려는
제가 하나씩 앞으로 내디딜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징검다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지금은 모든 이야기를 다 밝힐 수 없지만,
이 시간이 지나면
저를 지지해 주신 분들께 꼭 직접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많은 수어통역사 분들, 이름 모를 많은 분과 장애여성공감 그리고 JTBC에서 보내주신 응원의 메시지들은
오늘 제게 마치 생일 축하를 받는 것처럼 큰 힘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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