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4사, 수주잔고 110조…현대로템 '독주'
현대로템, 수주잔고 36.8% 늘며 나홀로 성장
폴란드 이어 중동·유럽서 신규 사업 가시권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 등 방산 4사가 해외 수주 기반을 넓히며 글로벌 사업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폴란드·인도에 이어 중동·유럽·미국에서도 신규 사업이 잇달아 거론되면서 4분기 이후 대형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향후 국내 방산 산업의 중장기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 방산 끌고 철도 밀고
지난 3분기에도 방산 업체의 성장세는 이어졌다. 방산 4사의 전체 수주잔고는 110조3032억원으로 2분기(103조5033억원) 대비 6.6% 증가했다. 특히 현대로템의 수주잔고가 2분기 21조6368억원에서 3분기 29조6088억원으로 36.8% 급증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올 4분기 이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3분기 국내 방산 4사 중 유일하게 수주가 늘었던 현대로템은 내년을 기점으로 K2 전차 수출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중동형 K2 전차 개발이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내 개발이 완료되면 이라크 수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다. 아울러 루마니아 수주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루마니아 국방부가 자국 의회에 전차 구매 사전 승인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되며, 경쟁 업체 대비 빠른 납품 속도를 고려할 때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폴란드 K2 전차 잔여 물량 640대 중 일부에 대한 계약 논의도 내년 상반기 시작돼 연내 계약 체결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루마니아, 페루 등 여러 지역에서 K2 추가 수출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논의 중인 3개 국가에서 수출 계약이 체결되면 현대로템의 중동·유럽 K2 수출 확대가 본격화되며 추가적인 실적 상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철도 부문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 내년부터 호주, 우즈베키스탄, 미국 등 고수익성 해외 프로젝트가 매출에 반영된다. 매출 인식이 본격화 되면 철도 매출 성장률 25% 이상, 영업이익률은 현재 12%에서 57%대까지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 4분기 역대급 실적 전망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4분기 폴란드 K9 자주포 14~15문 이상, 천무 다연장로켓 20대 이상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K9, 천무, 장갑차, 탄약 등 다양한 무기체계 납품 협의가 진행 중이다. 빠르면 연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기대된다. 약 4조~5조원 규모의 루마니아 신형 보병전투장갑차(IFV) 도입 사업에도 입찰해 내년 상반기 중 사업자 선정이 예상된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중동, 아태 지역에서 발굴 중인 추가 수주 파이프라인을 감안하면 내년 수주잔고 확대 가능성이 높다"며 "북유럽 지역에서는 다연장로켓 공급 부족으로 천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모듈형 추진장약도 미국과 유럽에서 현지 생산 설비 구축을 검토 중이어서 중장기 탄약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중장기 성장성도 탄탄하다. 3분기 말 기준 지상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약 31조원으로 향후 4년치 일감을 확보했고, 10월에 체결한 스웨덴 추진장약 공급 계약과 이라크 천궁-II(중고고도 방공미사일) 계약을 추가 반영할 예정이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사우디향 지상무기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과 미국 현지 장약공장 부지 선정이 가시권에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 루마니아향 장갑차와 미국 자주포 현대화 사업 본격화가 예상된다"며 "스페인향 K9, 프랑스향 천무 등 서유럽 수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성장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한다"고 전망했다.
KAI, 완제기 수출 수주 목표 못 채울듯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완제기 수출 수주 목표 달성은 어렵지만, 내년 이후 확장성 높은 사업들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 해군향 훈련기 사업과 중동향 KF-21(한국형 전투기)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이다.
이지호 연구원은 "미국 UJTS(차세대 합동 훈련기) 사업의 경우 가격보다 성능 중심의 업체 선정이 예상돼 보잉과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항공우주 미국 훈련기 사업의 본 계약은 2027년 1월 예정이지만 실질적인 업체 선정 과정은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말레이시아향 FA-50 2차 사업과 이집트 FA-50 사업도 내년 중 구체화가 예상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KF-21 양산기 인도 시작, LAH(소형무장헬기) 인도량 증가, 수출 프로젝트 매출 인식 확대가 예정돼 있다"며 "내년부터의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LIG넥스원, 천궁-II 기대감↑
LIG넥스원도 중동 지역 천궁-II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추가 수주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까지 UAE(아랍에미리트) 수출만 12% 정도 인식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으로 납품이 확대되면 실적 개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안보 위협 상승으로 대공 방어체계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며 "중동 배치가 완료된 이후 실전에서 성능을 입증하면 천궁-II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천궁-II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받는 중동 지역에서는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의 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중국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받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호 연구원은 "UAE(아랍에미리트) 천궁-II 집행률이 매분기 빨라지고 있고, 내년부터 중동 천궁-II 매출 위주로 반영되며 본격적인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LIG넥스원의 천궁-II 글로벌 확산과 함께 미국, 중동, 제3국 수출이 전례 없이 확대되는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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