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줄었다더니…'역대 최대 실적' 낸 KT&G

김아름 2025. 11. 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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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3분기 매출 17.6% 늘어 사상 최대
해외 매출이 25% 늘며 실적 개선 주도
중앙아/중남미 등 공략한 게 성과 내고 있어
그래픽=비즈워치

KT&G가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흡연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지며 소비층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전자담배(NGP) 시장의 확대와 발빠른 글로벌 시장 진출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담배 왕국에서 담배 제국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T&G는 지난 3분기에 매출 1조8269억원, 영업이익 46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6%, 영업이익은 11.4% 늘어났다. 3분기 영업이익 4653억원은 5년 만의 분기 최대 규모다.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성적표다. 3분기 호실적 영향으로 KT&G는 올해 연간 목표 성장률을 기존 5~7%에서 두자릿수로 높여 잡았다. 

올해 호실적을 이끈 건 글로벌 시장이다. KT&G의 해외 궐련 사업은 3분기에 매출 524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20% 넘게 성장했다. 지난 2019년 KT&G의 연간 해외 궐련 매출은 6858억원이었다. 6년 만에 해외 매출이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KT&G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해외 시장의 성장으로 KT&G의 담배 사업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0%를 넘어섰다.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담배(궐련+NGP) 매출은 6149억원, 해외 담배 매출은 6350억원이다. 매출만 놓고 보면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수량 기준으로는 해외 비중이 60%를 넘어선 지 오래다. 비중도 고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42.6%로 가장 높지만 중동·아프리카도 34.2%, 미주·유럽도 23.2%로 고루 분포돼 있다.

해외 시장의 고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에 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 KT&G는 지난해 5조9000억원대의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엔 이를 뛰어넘는 6조50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이미 3분기까지 벌어들인 매출이 4조8000억원대다. 6조원 돌파는 기정사실이다. 2027년엔 7조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택 아닌 필수

뻗어나가는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은 미래가 밝지 않다. 3분기 KT&G의 국내 궐련 매출은 전년 대비 3.6% 늘어난 4466억원에 그쳤다. 전자담배 역시 지난해 3분기 1566억원에서 1683억원으로 7.6% 늘었다. 역성장 우려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KT&G가 올해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 2조2080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2조1784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2조1262억원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봤다. 

전자담배 시장이 확대되며 새로운 매출원이 생겼지만 전자담배 이용자가 대부분 기존 궐련을 소비하던 흡연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성장 동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매출이 정체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KT&G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21년 64.6%에서 지난해 66.7%, 올해 3분기 누적 68.1%로 줄곧 우상향하고 있다. 올해 3분기만 놓고 보면 68.9%다. 70% 탈환이 머지 않았다. 국내 매출 정체가 KT&G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라는 방증이다.

편의점 담배 매대./사진=윤서영 기자 sy@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흡연율은 17.7%로 20%를 밑돌았다. 2010년 27.5%에서 10%포인트 넘게 줄었다. 특히 20대가 27.8%에서 18.7%로, 30대가 35%에서 17.2%로 급격히 줄어든 게 치명적이었다. 미래 고객이 사라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에 KT&G가 찾은 신성장동력이 바로 글로벌 시장이다. 

필립모리스와 BAT, JTI 등 글로벌 빅3 담배 기업들이 NGP에 집중하며 궐련 비중을 줄인 반면 KT&G는 궐련과 NGP를 동시에 키우는 투 트랙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에서는 보급률이 낮다는 점을 감안해 궐련을 집중 보급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선 '릴'을 앞세워 전자담배 보급을 늘리고 있다.

최근엔 '모던 프로덕트' 전략의 일환으로 니코틴 파우치 업체 인수도 검토 중이다. KT&G는 지난 9월 미국 담배제조사 '알트리아(Altria)'와 포괄적 MOU를 체결하고 북유럽의 니코틴 파우치 업체인 'ASF(Another Snus Factory)'를 공동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는 12월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고 2026년부터 니코틴 파우치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업계에 따르면 니코틴 파우치 시장은 올해 67억 달러에서 2029년 187억 달러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필립모리스 역시 지난 2022년 니코틴 파우치 업체 '스웨디시매치'를 22조원에 인수하는 등 니코틴 파우치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담배 시장은 여러 규제와 흡연 배척 문화 때문에 고성장이 어렵다"며 "국내 시장은 기존 수요를 빼앗는 경쟁이라면 해외 시장은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시장인 만큼 성장 여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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