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역사 새로 쓴 '플랫폼 기술'…"에셋 기반 기술력 입증이 관건"
에이비엘바이오·리가켐바이오, 꾸준한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로 플랫폼 신뢰도 높여

에이비엘바이오의 잇단 초대형 플랫폼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소식에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한 사업모델이 우리 바이오업계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외에도 리가켐바이오 등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이 자체 개발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기반으로 플랫폼 기술 가치를 키우고 있는 만큼 에셋 (자산)기반의 기술력 증명이 플랫폼 기술이전의 관건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일라이 릴리와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 기반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3조8072억원, 업프론트(선급금)는 약 585억2800만원이다. 이로써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만으로도 약 8조원 규모의 누적 기술이전 성과를 올렸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향후 일라이 릴리와 그랩바디-B를 활용한 초기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후속 연구개발(R&D)과 생산 및 상업화 전 과정은 일라이 릴리가 단독으로 책임지고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계약도 지난 4월 체결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딜과 마찬가지로 물질이전계약(MTA) 없이 진행돼 그랩바디-B 기술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니즈가 매우 높은 상태인 것으로 평가된다.
에이비엘바이오뿐 아니라 국내 대표 바이오텍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도 자체 플랫폼 기술에 대한 반복적인 기술이전을 기반으로 크게 성장해왔다. 현재까지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가 누적해 온 플랫폼 기술 딜 규모는 각각 약 11조원, 약 4조1924만원에 달한다. 계약 규모가 비공개된 계약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인 만큼 실질적인 성과는 이보다 크다.
이러한 배경에서 사업모델의 중심 축을 플랫폼 기술로 옮기는 바이오텍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다만 플랫폼 기술이전을 주요 전략으로 삼더라도 자체 에셋 개발로 기술력을 입증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란 분석이 나온다.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도 플랫폼 기술이전에 앞서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이력을 쌓아왔으며, 이중항체 ADC 등 차세대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에셋 R&D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대부분의 플랫폼 기술은 임상 단계에서 검증이 되기 전엔 가격이 비싸진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계속 에셋을 만들어서 임상에서 검증을 해야 플랫폼 기술의 가격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개발사로서 계속 플랫폼 기술만을 파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우 2022년 사노피에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파킨슨병 치료제 파이프라인 'ABL301'을 기술이전하며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의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ABL301은 최근 임상 1상이 마무리됐다. 그 이후 일라이 릴리 딜이 체결된 만큼 임상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그랩바디-B의 가치가 계약에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 '콘쥬올' 기술이전과 ADC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을 활발히 오가며 딜의 가치를 순환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이는 플랫폼 기술이전의 계약 규모가 약 4548억원에서 약 1조6050억원까지 커진 것에서 알 수 있다. 기술이전한 ADC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가 확인되면서 플랫폼 기술의 가치가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ADC 플랫폼 기술과 ADC 파이프라인 'LCB-97'을 한꺼번에 기술이전하며 플랫폼 기술과 에셋을 동시에 넘기는 '패키지 딜'로 전략을 진화시켰다. 회사는 향후 더 큰 패키지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현재 에셋 R&D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다이이찌산쿄와 미국 머크(MSD)가 맺은 파트너십을 벤치마킹하고자 했다"며 "개별 파이프라인별로 각각의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아니라 큰 기업과 완전히 얼라인된(맞춰진) 상태로 가면 빅딜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임상개발 노하우가 섞인 개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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