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센트 '페니' 동전, 232년 만에 사라져... 거스름돈은? [지구촌 TMI]

이정혁 2025. 11. 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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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당 발행비용 3.7센트… "비용 절약 가능"
소매점들, 5센트 단위로 가격 조정할 듯
미국 필라델피아 조폐국에서 12일 마지막 페니 발행을 앞두고 소전(액면가를 새기지 않은 동전)이 상자에 담겨 있다. 필라델피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10원짜리 동전', 1센트(약 18원) 주화 '페니'가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첫 발행 후 232년 만입니다. 액면가의 세 배가 넘는 과도한 비용 탓에 발행 중단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명확한 사후 지침이 없어 당분간은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페니 발행… 경매 부쳐질 듯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국 페니 동전이 필라델피아에서 232년의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 필라델피아 조폐국이 마지막으로 페니 주화를 발행한 것을 두고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인데요. 조폐국은 이날 발행된 페니 주화를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자체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실제 유통용 페니 주화의 생산은 지난 6월 이미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페니 발행이 중단된 것은 물가 상승 때문입니다. 미국 영어에는 '값싼 사탕'을 의미하는 '페니 캔디(penny candy)'라는 단어가 있는데요, NYT는 "이제 페니 한 장으로는 페니 캔디조차 살 수 없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워낙 낮은 가치의 동전이라 발행비용이 주화의 액면가를 넘어선 지 오래인데요, 미국 조폐국의 지난해 연간 보고서를 살펴보면 1센트 주화를 만드는 데 드는 소요비용은 생산비 3센트(약 44원)와 관리·유통비 0.7센트(약 10원)를 합쳐 3.7센트(약 54원)에 달합니다.

이렇다 보니 페니 발행이 국가 재정 낭비라는 지적이 이어져왔습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1센트 동전을 주조하면서 2센트 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왔다"며 발행 중단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이번 발행 중단으로 연간 약 5,600만 달러(약 824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거스름돈 혼란 예측도

브랜든 비치 미국 연방재무관이 12일 필라델피아 조폐국에서 생산된 마지막 페니 동전을 들고 있다. 필라델피아=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실제 절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페니가 폐지되면 다음으로 작은 단위인 5센트(약 73원) 주화 '니켈' 수요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니켈 주화도 생산 비용이 액면가의 두 배를 넘는 13.8센트(약 202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페니 주화의 주재료인 아연과 달리 니켈 가격이 최근 크게 상승한 점도 고려 요인입니다.

유통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전해집니다. 미국 대부분의 소매점에는 1센트 단위로 물품 가격이 책정돼 있는데, 페니 주화가 없어지면 현금 계산 시 거스름돈을 주고받기가 곤란해집니다. 미 재무부는 약 3,000억 개의 페니 동전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며 유통량이 "상업 활동에 필요한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고 밝혔지만, 지난달 NYT는 "페니 공급 문제로 인해 일부 편의점 체인에서 정확한 거스름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매점들은 니켈에 맞춰 5센트 단위로 가격을 조절할 계획이지만, 이조차 혼란이 큽니다. 명확한 지침이 없기 때문입니다. CNN은 앞서 캐나다와 호주, 스위스 등 소액권 발행을 중단한 나라들의 경우 폐지된 주화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정부 차원의 지침을 마련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델라웨어 코네티컷 미시간 오리건 4개 주(州)와 뉴욕, 워싱턴 등 일부 도시에서는 '정확한 금액의 거스름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률로 규정해두고 있습니다. 임의로 반올림해서 거스름돈을 지급했다가는 자칫 범법자가 될 수 있는 셈입니다. 미국편의점협회(NACS) 등 유통업체 연합회가 최근 연방 의회에 관련 규정 입법을 요청했지만, 한동안은 혼란이 불가피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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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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