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명품 핸드백? 저렴한 ‘듀프’로 살래”…불황에 Z세대 사이에서 뜨는 소비 문화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명품 대신 저렴한 대체품을 찾는 ‘듀프(Dupe)’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특히 Z세대(1997~2012년생)는 옷이나 소품 등 유행하는 제품을 구매할 때 듀프 제품을 고려하는 반면, ‘경험’과 ‘한정판’ 등에는 과감한 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월 월마트는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백과 매우 유사한 ‘듀프’ 제품을 내놔 화제가 됐다. 9000달러(약 1320만원) 넘는 가격의 버킨백과 거의 유사한 백을 78달러(11만원)에 살 수 있다고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당시 해당 백을 구입한 인플루언서들이 잇달아 관련 사진과 영상을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인기는 더 치솟았고, 재입고와 동시에 품절되는 현상이 반복됐다.
CNN은 값비싼 에르메스 버킨백 대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저렴하지만 품질이 좋은 워킨백에 환호하고 있다고 전하며 “듀프 제품이 미국 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해 10월 미국 성인 2200명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Z세대의 약 49%가 복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치솟는 인기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구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푸푸’가 등장했다. 라푸푸는 정품 라부부보다 크기가 작고 손과 얼굴 색이 다르지만, 특유의 장난스러운 웃음과 부드러운 털은 그대로다. 플로리다주에 사는 조슬린 차모로는 CNN과 인터뷰서 “진짜 라부부를 구하는 건 마치 ‘헝거게임’ 같다”며 “라푸푸는 진품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귀엽다”고 말했다. 라푸푸 등장에 중국 당국은 세관 단속을 통해 짝퉁 라푸푸 인형을 대거 압수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한 ‘듀프 소비 트렌드 관련 인식 조사’를 분석한 결과, 듀프 현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48.8%로 부정적 의견(9.5%)보다 훨씬 높았다. 소비자들은 듀프 제품을 단순히 명품이나 고가 브랜드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한 ‘짝퉁’(14.4%)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명품·고가 브랜드에 영감을 받아 저렴하게 출시된 ‘유사 제품’으로 인식(47.8%)하는 경향이 강했다.
특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Z세대(1997~2012년생)는 옷이나 소품 등 유행하는 제품을 구매할 때 듀프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콘서트 티켓이나 한정판 상품 등 자신에게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제품에는 과감하게 돈을 지출하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OTT·구독 서비스는 절약을 하지만, 콘서트·페스티벌 티켓에는 돈을 쓰는 편이고(10대 15.8%, 20대 16.0%, 30대 8.3%, 40대 6.9%, 50대 7.5%, 60대 8.4%), 온라인 한정판·리미티드 에디션에 비용을 투자하는 편(10대 21.9%, 20대 17.8%, 30대 3.0%, 40대 6.3%, 50대 1.9%, 60대 1.2%)이라는 응답이 타연령층 대비 두드러졌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 대신 저렴한 대체품을 찾으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듀프’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에서도 듀프 제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민텔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서 2024년까지 소셜미디어에서 듀프 검색 횟수는 3배가량 증가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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