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속 K-water, 지방상수도 혁신...'물복지 20년' 완성
스마트 관망·AI 정수장으로 안정 공급 실현
"지속가능한 물 관리, 국가안보의 핵심"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한반도는 더 이상 '물 풍요의 나라'라 할 수 없다. 여름철에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도심을 마비시키고, 겨울엔 가뭄으로 하천이 마른다. 물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상수도 공급은 국민의 생명과AC 삶의 질을 지키는 국가안보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변화 속에서,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추진해온 지방상수도 운영관리 사업은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물복지'를 지탱해 온 보이지 않는 버팀목이었다.
단순한 상수도관리 위탁을 넘어, 지역의 낙후된 상수도 체계를 고도화하고, 깨끗한 물을 중단 없이 공급하는 국가적 물안보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기후위기, 물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에 따르면, 2024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14.5℃로 평년보다 1.7℃ 높았다.
기록적인 폭염과 국지성 폭우, 초강력 태풍이 연이어 발생하며 계절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남부지방에서는 장마 없이 6월부터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기후 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상 문제가 아니라 물 관리 체계 전반을 뒤흔드는 구조적 위기다.
산불·가뭄·홍수 등 복합재난이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에서, 국민의 일상 속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은 곧 재난 대응력과 회복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

▶ 물 손실 25%p 줄이며 '효율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 잡아
K-water의 지방상수도 운영관리 사업은 바로 이러한 위기대응의 핵심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후화되거나 운영효율이 떨어지는 지방상수도를 K-water의 전문기술과 인력으로 위탁 운영하는 제도로, 기술 효율화를 통해 유수율(정수장에서 생산된 물 중 실제 요금으로 징수되는 비율)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물 손실을 줄이고, 첨단 물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시행 전 평균 60.1% 수준에 불과했던 유수율은 현재 85.4%까지 향상됐다.
이는 약 25.3%포인트 개선된 수치로, 누수 저감량을 환산하면 대청댐 저수용량(14.9억t)에 맞먹는다. 경제적 효과도 막대하다. 누수로 인한 손실을 줄이면서 생산원가 절감과 지자체 재정건전성 강화로 이어졌다.

▶'물 복지'의 완성, 지역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
K-water의 지방상수도 운영관리 사업은 단순한 기술사업을 넘어 지역 간 물 복지 격차를 해소하는 균형발전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누수 절감을 통해 확보된 재정을 바탕으로 미급수지역에 급수시설 투자가 확대됐고, 급수보급 인구는 사업 전 176만명에서 260만명으로 늘어났다. 무려 84만명이 새롭게 깨끗한 수돗물을 이용하게 된 셈이다.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에서도 수도권과 동일한 품질의 수돗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지역 정주여건 개선과 국가 균형발전의 토대가 마련됐다. 또한, K-water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원격검침 기반 안부확인서비스'를 도입해, 물 관리 기관을 넘어 지역사회 안전망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 스마트 물 관리로 '기후적응형' 상수도 체계 구축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K-water는 정수장, 가압장, 배수지, 관로 전 구간을 디지털화한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SWM)을 도입했다.
실시간 감시·제어를 통해 이상 징후를 즉시 파악하고, 원격 제어로 신속한 복구가 가능해졌다. 또한, ICT기반의 수질 모니터링과 AI 분석을 통해 가뭄이나 폭우 시에도 수량과 수질을 동시에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했다.

▶ 20년의 성과, 그리고 다가오는 '전환의 시점'
2006년 시작된 지방상수도 운영관리 사업은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한강유역본부를 중심으로 양주시, 단양군, 광주시, 파주시 등이 순차적으로 사업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종료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이다. 기후위기 대응력과 회복탄력성을 갖춘 지속가능한 물 관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현재 상수도관망의 상당 부분은 20~30년 이상 된 노후화된 상태로 정부 주도의 스마트 관망 관리와 정수장 개량사업 외에도, 지자체의 자체 예산 투입과 중장기 관망 교체 투자가 절실한 실정이다.
K-water는 향후 10년, AI·빅데이터·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물 관리 기술을 본격적으로 지방상수도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댐-하천-광역-지방상수도를 하나로 연결한 통합 물 관리 체계를 완성하고, 가뭄과 홍수 같은 재해 발생 전 단계에서부터 최적의 대응 시나리오를 설계할 수 있게 된다.

▶이선익 K-water 한강유역본부장, "깨끗한 물은 국민의 기본권…기후위기에도 중단 없는 공급"
이선익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강유역본부장은 "깨끗한 물은 단순한 공공서비스가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이자 생명선"이라며 "기후위기 시대, 중단 없는 안전한 물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water는 2004년부터 전국 28개 지자체와 함께 지방상수도 운영관리사업을 추진하며, 노후화된 관로 교체와 ICT기반 원격감시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상수도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 본부장은 "사업초기 60% 수준이던 유수율이 현재 85% 이상으로 향상돼 매년 약 3억t의 물 손실을 막았다"며 "지자체의 재정부담 완화와 주민서비스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정현·하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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