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미술관과 박물관이 Z세대 놀이터로
콘서트 열고 젊은층 문턱 더 낮춰
춤추고 노래하는 ‘축제의 장’으로
국중박 분장대회·오픈런 열풍,
지역 국립박물관으로 확산 중
‘뮷즈’ 매출 300억 돌파하며 흥행

지난달 29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에서 열린 라이브 콘서트에는 24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다. 인디밴드 글렌체크, 전자음악가 키라라, 싱어송라이터 수민 등 무대에 오르자 현장은 순식간에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관객 대부분은 20대와 30대였다. 이들은 미술관에서 제공한 하이볼을 마시며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일부는 깃발을 가져와 흔들거나 ‘슬램존’을 만들어 서로 몸을 부딪치며 즐겼다. 공연 막바지 단체로 점프하며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영상 10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현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20대 관람객은 전체의 38%, 30대는 26%로 2030세대가 절반을 넘는다. 미술관은 늘어난 젊은 관람객층에 맞춰 야간 개장, 라이브콘서트, 토크 프로그램 등 참여형 행사를 확대하며 문턱을 낮추고 있다.
이날 김창열 회고전을 본 뒤 공연을 즐긴 신혜원씨(22)는 “평소에도 미술관을 자주 방문하고 올해의 작가상은 매년 챙겨 본다”며 “열린 공간과 무대에서 예술을 종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민하(22) 씨는 “지난 9월 키아프·프리즈 서울 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삼청 나잇’ 콘서트를 계기로 미술관에 오게 됐다”며 “예전보다 미술관이 더 친숙해졌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의 박물관 방문 열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립박물관의 문화상품 ‘뮷즈’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0억원을 돌파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뮷즈 매출액은 약 306억40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박물관 전시 오픈런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넘어 지역 박물관으로도 확산하는 추세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 6점을 한자리에 모은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에 관람객이 몰리면서 하루 관람 인원을 255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2030세대가 문화 향유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젊은 관람객들이 SNS를 통해 전시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세대 간 문화 확산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올해 론 뮤익 개인전을 열 때 후반부로 갈수록 50~60대 이상 관람객이 늘었다”며 “SNS와 입소문으로 젊은층의 문화 트렌드가 다른 세대로 확산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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