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슬램게임: 다이어리] “게임 종료.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이상준, 정다윤 2025. 11. 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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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상준, 정다윤 기자] 2025년 11월 13일, 날씨: KREAM에서 패딩을 골라볼까.

2025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D-1. 대학리그 일정도 모두 끝났고, 말로만 코앞이라고 이야기하던 드래프트가 ‘진짜’ 얼마 남지 않았다. 드래프트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46명의 참가자에게는 잠 못 이룰 하루다.

드래프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은 [25슬램게임] 연재의 끝이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지난 8월부터 열심히 미생들과 호흡한 기자들에게도 드래프트는 더욱 특별하다. 아마추어 선수로 만난 이들을 프로 선수로 만나는 뜻깊은 순간이기 때문. 본 회차에서는 지난 여름과 가을, KBL의 미래들과 호흡한 두 기자들의 소회를 담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상준
시간이 참 빠르다. 지난 8월 [25슬램게임]을 기획하고, 부랴부랴 섭외하고 인터뷰하러 다닌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서울은 물론 ‘충주맨의 도시’ 충주, 천안까지… 심지어 천안은 26년 인생을 살면서 올해 처음 가봤다. 전국 투어를 살면서 해보고는 싶었다고 느꼈는데, 이렇게 반강제로 하게 될 줄이야… 지난 여름과 가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지난 3개월은 내 인생의 여러 페이지 중 가장 빛났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 늘 점프볼 생활을 할 동안 ‘내가 잘하고 있나?’라며 채찍질을 할 때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그래도 내 스스로에게 ‘잘했다!’라고 칭찬해 주고 싶다. 늘 부족한 점 많은 나이기에 살면서 처음 건네보는 칭찬이다.

농구를 보는 누구나 한 번쯤, 아니 어쩌면 매일 하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쟤보다 내가 더 잘하겠다.” “왜 저거를 못 넣을까?” 나도 현장에서나, 집에서 TV로 농구를 볼 때마다 밥 먹듯이 ‘뱉은’ 말들이다.

하지만 본 연재를 통해 생각을 조금 바꾸게 됐다. 현장에서 짧게 3분씩 만나던 선수들과 30분 이상, 길면 1시간가량 살아온 인생 전반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으니… 내가 함부로 그들의 순간순간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인터뷰에 응한 24명의 선수들뿐 아닌 46명의 참가자들은 모두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한다. “저는 어떻게 하면 잘할지가 매일 고민됩니다.” “득점 못 하면, 제가 제일 속상하죠.” 득점 못 넣었다고, 턴오버 했다고 지켜보는 내가 이래라저래라 하면 안 되겠다고 느낀 순간이다. 당사자인 그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한편으로는 왜 축구 선수 기성용이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지”를 말한 지 알 것 같기도 하다. 노고를 폄하하는 것만큼 나쁜 일도 없다. 나도 누군가가 “너 기사 못 쓰네”라고 하면 화날 텐데 말이다. 직접 가까이서 그들의 노고를 알고 나니 함부로 말을 내뱉은 내가 부끄러워졌다.

인터뷰를 끝내고 공통적으로 들은 말도 기억난다. “OOO 선수, 이제 어디 가세요?” “운동 가야죠.” 10명이면 10명 다 이런 답을 전했다. 쉰다는 선수 못 봤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의 간절함 가득한 뒷모습이 뇌리를 스친다. 이런 과정을 다 보다 보니… 마음 같아서는 46명의 참가자 모두 프로 지명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침 이글이 업로드 되는 날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이다. 드래프트가 이 선수들에겐 수능 성적표 발표나 마찬가지다. 생각해보니 나도 수능을 본 지가 7년이 되었다. 이들이 얼마나 떨릴 지 감이 안 온다. 결과는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치열하게 살아온 대학 선수들의 삶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의 성공을 그 누구보다 응원합니다. 저희와의 만남도 소중하게 잘 간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시고, 격려 해주신 점프볼 모두에게도 감사하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한 존재인 점프볼은 [25슬램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더욱 특별해졌다.

#정다윤
솔직히 제일 힘든 시기였다(웃음). 연재는 주기적으로 올라가야 하니까. 섭외하고 학교 앞까지 직접 찾아가니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어떤 날은 서울 학교 하나, 수도권 학교 하나 두 탕을 하루에 뛰기도 했다. 바쁠 땐 하루에 5시간도 못 자고 움직였다.

원래 목표 분량은 3페이지 정도였는데… 선수들이 진심으로 인터뷰에 응해줬고, 그 정성과 이야기를 내가 차마 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분량도 훨씬 길어졌다. 아마 독자들이 읽기엔 꽤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을 거다. [25슬램게임] 연재만 모아도 책 한 권 나올 듯하다(웃음). 그렇지만 선수들 이야기를 모두 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기록도 하나하나 다시 찾아보고 긴 인터뷰 내용도 정리하고… A부터 Z까지 쉬운 건 없었다.

그런데도 “멀리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내 사비로 커피를 사줬는데 “오히려 제가 사드려야하는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해주던 선수들도. 기사 올라간 후 먼저 연락 와서 “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까지. 그런 말과 마음들이 너무 예뻤다. 나름의 수고를 조금은 알아주는 느낌이었달까(웃음). 진심으로 위안이 됐다.

사실 첫인상은 살짝 무서웠던(?) 선수들도 있었는데 다들 착했다. 뭐, 처음 보는데 나쁘면 그것도 이상하겠지만..... 인터뷰도 밝게 응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생각해보니 다 동생들이기도 하다(웃음).

이 친구들은 프로라는 문 하나만 보고 지금껏 달려온 선수들이다. 흘린 땀과 노력이 절대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프로 간다고 끝이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고 더 힘들 거다. 그래도 자만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서, 오래도록 코트에서 볼 수 있는 선수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하며 느꼈다. 노력은 숨길 수 없었다. 진심으로 농구를 사랑하고, 묵묵히 자신을 단련한 선수들의 말 한마디에서 드러났다. 반대로 지치고 흔들렸던 순간을 고백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기회는 언제, 어디서든 찾아온다. 그래서 프로 무대에 오르면 초심을 잃지 말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자신을 갈고닦았으면 한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는 것 같다. 감사한 마음과 겸손한 자세, 오래가려면 결국 누구에게나 필요한 마음이다. 최근 김선형(KT)을 인터뷰하며 그걸 더 깊게 느꼈다. 그는 ‘농구를 대하는 변함없는 자세’와 ‘감사함’이 스타로서의 장수 비결이었다. 이제 더 큰 사회로 나서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실력보다 태도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인사와 시간 약속, 단순해 보여도 신뢰는 그 두 가지에서 시작된다. 누가 인사 잘하는 사람을 싫어하나.... 정관장 박지훈이 전해준 양형석 감독의 말이 오래 남는다. “인사 잘해서 손해 볼 거 없다.” 결국 사람으로서, 선수로서 기본이 제일 오래 가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행복 농구했으면 좋겠다. 취뽀 성공하자!!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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