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줄고 인력 떠나고…경기도 마을버스 ‘휘청’ [벼랑 끝 마을버스上]

금유진 기자 2025. 11. 13.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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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대체 교통수단에 이용 감소... 처우 열악해 버스기사 이탈도 심각
수익성 악화에 인력난, 운행 한계… 농촌·외곽지역 교통약자 불편 가속
경기도 생활교통망의 한 축인 마을버스가 벼랑 끝에 몰렸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교통수단 다양화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인력난까지 겹치며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호소가 나온다. 도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생활교통’이 왜 이렇게 흔들리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꿔야 ‘골든타임’을 살릴 수 있을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 승객은 줄고 기사도 줄었다, 흔들리는 생활교통망

경기도 마을버스가 생존의 기로에 섰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교통수단의 다양화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인력난까지 겹치며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경기버스정보에 따르면 경기도에서는 3천여대의 마을버스가 22개 시·군, 826개 노선에서 시민의 발로 기능하고 있다. 경기도 마을버스는 전국 마을버스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규모지만, 상당수 업체가 적자와 인력난으로 운영 한계에 내몰렸다.

승객 감소도 뚜렷하다. ㈜이동의즐거움이 집계한 교통카드 기준 도내 마을버스 이용객은 2019년 3억4천963만명에서 2020년 2억6천281만명으로 급감한 뒤, 올해도 2억8천581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이용객이 5년째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젊은층이 전동킥보드나 수요응답형 버스(DRT) 등으로 이동하면서 수요가 빠져나가고, 고령층 중심의 노선 운영으로 사고 위험과 운행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한다.

마을버스는 여전히 대체 교통수단이 부족한 농촌과 외곽 지역에서 주민의 ‘마지막 이동망’으로 기능해야 하는 생활교통망이다. 운행이 줄면 병원이나 시장 등 일상 이동이 어려워지는 등 교통약자의 불편이 즉각 현실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운수종사자 부족 문제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마을버스 업계는 차량 1대당 2.3명의 운전기사가 필요하지만, 부족 인원은 2019년 910명에서 지난해 2천117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숙련기사 감소로 배차가 불규칙해지고 일부 노선은 운행 축소를 검토할 정도로 사정이 악화됐다.

종사자 이탈의 핵심 원인은 임금 격차다. 이날 경기일보가 구직 사이트 ‘사람인’에 게시된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도내 마을버스 운수종사자의 월급은 평균 280만~313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내버스는 356만~443만원, 전세·통근 등 특수버스는 350만~420만원 수준으로, 같은 운송업종임에도 월 최대 100만원 이상의 임금 격차가 확인됐다.

도내 한 마을버스 업계 관계자는 “연료비와 보험료는 오르는데 수입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인건비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운영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마을버스는 결국 스스로 멈춰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원·관리 사각지대… 제도 밖 마을버스
■ ‘제도 밖 교통망’…시내버스와 10배 넘는 지원 격차

업계의 어려움 뒤에는 시내버스와 달리 충분한 행정·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자리한다.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도가 마을버스에 적용하는 재정지원 항목은 수도권환승할인지원금과 청소년할인지원금 두 가지다. 반면 시내버스는 적자노선지원금, 공영차고지 조성비, 서비스 개선비, 저상버스 구입비 등 다양한 항목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올해 경기도의 재정지원 현황을 보면, 마을버스에는 27억5천만원이 지원된 반면 시내버스에는 약 2천909억원이 투입돼 10배 이상의 큰 격차를 보인다. 시내버스는 공공관리제(준공영제) 대상이지만 제도 밖 마을버스는 도비 보조가 제한되는 실정이다.

이 차이는 곧 경영난으로 이어진다. 특히 2007년 시민의 교통비 부담을 덜기 위해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가 시행되며 마을버스는 적자의 출발점을 맞았다고 호소한다. 환승 시 일정 금액이 자동 할인되는데, 마을버스는 기본요금이 시내버스보다 낮음에도 할인 폭이 동일해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영향이다. 요금은 더 낮은데, 할인은 같으니 남는 수입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경기도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 추산한 올해 마을버스의 총 환승손실액은 1천7억원이다. 이 중 실제로 보전받는 금액은 288억원에 불과해 약 719억원이 운수사 손실액으로 남았다. 환승할인 손실은 전체 마을버스 업계의 연간 적자 3천449억원 가운데 약 21%를 차지한다. 비수익 노선이 많은 마을버스의 특성상 지자체별 손실보전 제도가 들쭉날쭉한 것도 문제다.

경기도 관계자는 “마을버스는 대부분 민간 운영이라 재정지원 근거가 제한적이고, 시·군별 예산 여건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한 마을버스 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금유진기자


■ “교통복지 관점 전환 시급”… 제도적 뒷받침 절실

불균형은 기사 처우에도 영향을 준다.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평균 월급은 400만원 안팎이지만 마을버스는 300만원 이하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경기도의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시내버스 노사가 총파업 예고를 철회하고 준공영제 노선의 임금을 8.5%, 민영제 노선의 월급을 40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하면서 상대적으로 지원이 미미한 마을버스 운수종사자들과의 임금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도내 마을버스 업계 관계자는 “요금은 묶여 있고 손실보전은 줄어드니 마을버스 업계의 재정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숙련 기사들이 이탈하면 운행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운수종사자 처우개선비’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도비 일부를 인건비로 지원하면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운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주영 국립한국교통대 교수는 “마을버스는 수익성이 낮은 지역을 운행하지만,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지탱하는 공익적 교통수단”이라며 “요금 현실화나 보조금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정부가 일정 부분 손실을 보전하는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복지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마을버스의 붕괴는 결국 교통약자의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유진 기자 newjeans@kyeonggi.com
김소현 기자 sovivid@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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