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 잇따른 '차(茶)봉지 마약' 출현에… "마약소굴로 소문나면 어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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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닷가에서 중국 '차'(茶) 봉지로 위장한 신종 마약 케타민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도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색을 지켜보던 도민 박모(49)씨는 "마약이 처음 발견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이제야 수색을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계속 마약이 발견되고, 이 소식을 접한 마약 범죄자까지 제주에 몰려오는 등 '마약소굴'로 소문나면 관광지인 제주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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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억 상당·97만 명 동시 투약분량
유입경로 등 40여 일째 오리무중
추가 범죄 악용 등 도민 우려 커져

제주 바닷가에서 중국 '차'(茶) 봉지로 위장한 신종 마약 케타민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도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약 범죄 확산과 관광지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12일 해양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29일 유명 관광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에서 청소를 하던 바다환경지킴이가 자루에 해양 쓰레기와 섞여 있던 비닐봉지에서 케타민 20㎏을 발견한 이후 40여 일 동안 10차례에 걸쳐 도내 해안에서 이 같은 형태의 마약 덩어리가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1㎏씩 비닐에 싸여 우롱차 등이 표기된 비닐에 밀봉된 형태다. 수거된 양은 총 29㎏으로, 1회 투약량(0.03g) 기준 97만여 명 동시 투약분이다. 시가로는 ㎏당 3억 원, 모두 87억 원 상당이다. 케타민은 환각과 환청을 유발하는 마취제의 하나다.
문제는 처음 제주 바닷가에서 케타민이 발견된 지 40여 일이 지났지만, 어떻게 제주 해안으로 들어왔는지, 누가 버렸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경은 제주 해상 주변에서 마약 거래를 하다 단속을 피해 투기한 뒤 떠밀려온 것인지, 운반 과정에서 사고나 실수로 바다에 떨어뜨려 해류에 의해 떠밀려 온 것인지 등을 수사하고 있지만 유입경로를 밝히지는 못했다.

김영범 제주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마약이 발견된 지역과 해양쓰레기가 모이는 지역이 유사한 것으로 봐서 해류를 타고 제주 북부 해안 곳곳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험 결과 밀봉된 마약이 바닷물에 뜰 수 있고, 포항과 일본 대마도에서도 비슷한 마약이 발견된 점을 감안하면 바다에 버려진 마약이 해류를 통해 제주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거된 증거품의 유전자 분석 등 다방면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유의미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국내외 유관 기관과 공조하고 정보 공유를 강화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도민 사이에서는 이들 마약이 일반인이 오가는 해변에서 쉽게 발견됐기 때문에 수사기관 외의 사람이 이를 주워 도내에 유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크다. 마약 범죄자가 제주에 몰려와 바닷가에서 마약을 찾아 나서는 등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12일 해경과 경찰, 해병대 9여단, 제주자치경찰단, 국가정보원, 제주도 바다환경지킴이 등 800여 명은 제주 북부 해안 전역에서 마약 의심 물체를 수색했다. 이날 우도면 삼양동 해녀 탈의장 인근 갯바위에서 초록색 차 봉지 형태의 마약 의심 물체 약 1㎏을 바다환경지킴이가 발견하기도 했다. 수색을 지켜보던 도민 박모(49)씨는 “마약이 처음 발견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이제야 수색을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계속 마약이 발견되고, 이 소식을 접한 마약 범죄자까지 제주에 몰려오는 등 ‘마약소굴’로 소문나면 관광지인 제주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강귀봉 제주경찰청 강력계장은 “이번에 발견된 마약과 비슷한 형태의 마약이 도내에 유통되고 있는지 첩보 활동에 나서고, 추가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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