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위로할 게 있나요?…여전히 충분히 잘하는데" 의젓한 1년 선배, 문동주가 하고 싶은 말

[스포티비뉴스=김포공항, 최원영 기자] "잘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2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오는 15~16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평가전 2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다.
여기엔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22)와 김서현(21)도 있었다. 문동주는 덤덤한 표정으로, 그러나 누구보다 든든하게 후배에게 힘을 실었다.
김서현은 올해 한화의 새 마무리투수로 거듭났다. 정규시즌 69경기 66이닝서 2승4패 2홀드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로 활약했다. 마무리 첫해부터 30세이브 고지를 넘어섰다. 리그 세이브 부문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부터 긴 슬럼프에 빠졌다. 마지막 등판이던 10월 1일 SSG 랜더스전서 ⅔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포스트시즌에도 자꾸만 악몽을 꿨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서 1이닝 4피안타(2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27.00이었다.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서는 3경기 2⅔이닝서 2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1승 평균자책점 10.13을 기록했다. 한화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2025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서현은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사흘간 짧은 휴식 후 지난 4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어 지난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체코와의 평가전 2차전에 구원 등판했다. 2-0으로 앞선 5회말 출격한 그는 ⅔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을 남긴 채 이닝 도중 교체됐다. 한국은 2-1로 쫓겼으나 이후 빅이닝을 만들어 11-1 대승을 완성했다.
체코전 당시 고척돔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이 김서현에게 따뜻한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음에도, 김서현은 고개 숙인 채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12일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문동주는 '김서현을 어떻게 위로해 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곧바로 "위로해 줄 게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문동주는 "(김)서현이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주위에서 서현이 위로해 주고, 잘 챙겨달라고 하는데 서현이는 괜찮다"며 "솔직히 지금까지 너무 잘해왔기 때문에 서현이에게 뭐라고 하기보다는 잘했다고 하고 싶다. 태어나서 (한 시즌에) 이렇게 많은 이닝을 던져본 것도 처음일 것이다. 모든 게 처음이라 본인도 어리둥절할 텐데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스스로 '내가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잘해왔다'는 생각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사실 말 그대로 서현이가 정말 잘했기 때문에 우리 팀도 올 시즌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본다"며 "뒤에서 서현이가 막아준 경기가 정말 많았다. 처음이라 조금 그럴 순 있는데, 서현이가 안 좋다는 생각은 안 했으면 한다. 충분히 잘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동주는 "좋지 않은 흐름에서 무엇인가 더 하려고 하니 티가 나는 듯하다. 좋지 않은 순간은 내게도 있었고, 누구에게나 다 있었다. 그러니 단순하게 넘겼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 취재진이 밥을 못 먹거나 풀 죽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지 묻자 "얼굴 보니 밥은 잘 먹는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문동주는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는 같이 있을 시간이 별로 없다. 내가 더그아웃에서 야구를 보고 있으면 서현이는 9회까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며 "서현이가 엄청 활발한 성격은 아닌 것 같지만 한 번씩 내게 뭐가 문제냐고 물어본다. 난 늘 똑같이 말한다. '지금 잘하고 있다. 모든 게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서현이는 올해 정말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금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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