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한달째 상승… 제조업체 ‘뜬 눈’
자동차 부품기업 등 모인 인천 타격
납품 단가 인상… 경쟁력 등 우려
공급망 다변화·재고 확보 노력을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A기업은 최근 원청업체에 발주한 물량을 처리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A기업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최근 치솟고 있는 구리값이 원인이 됐다. A기업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자동차부품은 녹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금 작업을 해야 한다”며 “안 그래도 급등한 금값으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최근엔 구리값까지 올라 납품 단가를 맞추기 버거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인천에서 자동차 배터리 부품을 제조하는 B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품 제조시 구리를 대체할만한 금속이 마땅치 않은데, 구리값 상승으로 제조 원가가 높아지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B기업 관계자는 “구리값 상승 비용 부담은 온전히 협력업체가 감당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써는 마진율이 워낙 낮은 데다 불량재고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부품을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인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글로벌 구리 가격이 한 달 넘게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구리를 주 원료로 하는 인천지역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2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전날 구리 현물 가격은 t당 1만77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 9월 25일 1만312달러를 기록한 이후 한 달 넘게 1만달러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구리 가격 급등은 세계 주요 구리 생산국 광산에서 기상 재해와 사고가 잇따른 데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구리 채굴에 차질이 발생하며 공급은 불안정한 상황인데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구리 소재가 많이 사용되는 산업이 활성화하면서 좀처럼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구리는 전자·자동차 등 제조업 전반에서 활용되는 핵심 원자재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체가 모여있는 인천 제조 중소기업들은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른 구리값을 반영하려면 납품 단가를 최소 1.5~2배는 올려야 한다”며 “해외 기업과도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 제품 단가를 높이면 가격경쟁력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리 가격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산업의 변화로 구리 수요가 늘고 있어 구리 가격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공급망 다변화와 재고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진주 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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