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산업, 매출·성장 아닌 비용관리가 수익·건전성 좌우"
ESG, 금융소비자보호법, 노란봉투법부터
IFRS17, K-ICS 도입까지 모두 비용 요인
과거 매출중심 사고에 머물러 있으면 안돼
앞으로는 리스크·자본 관리가 경영의 핵심
AI가 보험산업 전체 생태계 변화 이끌 것
새 성장동력 찾으려면 규제 완화 꼭 필요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금의 보험 경영 환경은 사실상 비우호적입니다. IFRS17, K-ICS 도입에 ESG, 금융소비자보호법, 노란봉투법까지 모든 게 비용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제도 변화의 속도는 너무 느립니다. 이런 현실의 ‘느림’을 연구를 바탕으로 당위성을 설명하고 정책을 촉진하는 것이 연구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급변하는 보험 산업 변화 속에서 연구원의 역할을 밝혔다. 안철경 원장은 40년 가까이 보험 정책 연구 등 보험 산업 전반의 제도적 기반을 다져온 국내 최고의 보험전문가다. 또 보험연구원장으로서 지난 2019년 4월부터 6년 7개월 간 연구원을 이끌었고 다음 달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엔 수년간 언론에 기고한 51편의 보험 관련 글을 모은 책인 ‘위험을 사유하다’를 출판해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안 원장은 “보험연구원은 시장과 언론, 정책 등과 항상 소통하며 시장과 정책이 괴리되지 않는 연구원이 되자고 강조해왔다”며 “이론상으론 맞아도 실제 소비자와 시장의 행동은 다른 경우가 많은 만큼 우리 연구가 내부에 머물지 않고 시장과 정책에 닿아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등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보험 산업도 ‘신뢰 회복’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안 원장은 “예전엔 보험 경영이 ‘매출과 성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비용 관리’가 수익성과 건전성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며 “보험 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회복’이고 건강한 영업 생태계가 있어야 신뢰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의 과제는 시장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본다”며 “보험 산업도 과거식 매출 중심 사고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앞으로 리스크 관리와 자본 관리가 핵심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보험연구원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2/Edaily/20251112191348190prrb.jpg)
△보험이란 불확실성 위에 미래를 짓는 일이다. 기업 경영이나 개인의 일상, 공공 부문 등 위험이 닥쳤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바로 보험이다.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수많은 위기를 겪으면서 깨달은 게 있다. 경쟁력 있는 사회는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 예측 가능성과 회복 탄력성, 그리고 위험의 포용성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바로 보험이다. 보험은 개인에게는 일상의 회복, 기업엔 경영 복귀, 공공에는 서비스 수행의 연속성을 제공한다.
-보험 산업 변화의 핵심 요소는.
△지금의 보험 경영 환경은 사실상 비우호적이다. IFRS17, K-ICS 도입에 ESG, 금융소비자보호법, 노란봉투법까지 모두 비용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전엔 보험 경영이 ‘매출과 성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비용 관리’가 수익·건전성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보험 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회복’이다. 결국 건강한 영업 생태계가 있어야 신뢰도 생긴다. 앞으로의 과제는 시장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본다. 과거식 매출 중심 사고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리스크 관리와 자본 관리가 핵심이 될 것이다.
-AI가 보험 산업에 미칠 영향은.
△AI는 보험뿐만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보험도 조금 느릴 뿐 결국 그 방향으로 갈 것이다. 손해사정이나 분쟁 예방 등 시스템 영역에서 AI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미 자동차 보험의 손해사정은 사진 한 장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험의 신뢰를 지키는 안전판으로서 AI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아직은 AI가 직접 보험 판매를 대체하는 사례는 없지만 보험의 모든 과정이 점점 시스템화하고 있다.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하고 있고 결국 그 방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보험 산업 규제 개선은.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 새로운 리스크와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규제 완화를 전제해야 한다. 지금처럼 좁은 시장에서는 기업이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렵다. 요양·헬스케어 분야, 금산 분리 완화 등 규제 변화가 이뤄지면 보험 산업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 보험산업의 혁신을 촉진하면서도 건전성과 소비자보호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제를 보다 유연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존 규제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중복·과잉 규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 CEO의 역할을 강조했는데.
△지금은 ‘CEO 경쟁의 시대’다. 예전처럼 관리 잘하고 가족적 분위기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리스크와 밸런스를 조정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이익이 나도 배당을 못 하는 경우도 밸런스 문제다. 국내 보험사는 CEO 교체도 너무 잦다. 외국 보험사 4곳을 조사해보니 평균 임기가 10년이었다. 장기적 시야가 있어야 회사를 키울 수 있다. ESG 중에서도 특히 ‘G(거버넌스)’가 중요한 시대다. CEO의 리스크 감각이 회사의 생존을 좌우한다.
-‘위험을 사유하다’란 책을 냈는데.
△보험연구원은 시장, 언론, 정책과 항상 소통해야 한다. 연구 결과를 세미나와 언론을 통해 공유하고 다시 피드백을 받아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현실과 괴리되지 않은 연구가 나올 수 있다. ‘위험을 사유하다’는 책을 쓴 이유도 ‘반성문’을 쓰고 싶어서였다. 그동안 시장을 충분히 몰랐던 부분이 있었다. 이론상으론 맞아도 실제 소비자와 시장의 행동은 달랐다. 이제는 연구가 내부에 머물지 않고 시장과 정책에 닿아야 의미가 있다.
-보험연구원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연구원은 어머니 같은 존재다. 어머니들은 자식이 오면 찬밥을 주지 않는다. 항상 따뜻한 밥을 새로 지어 정성껏 내놓듯 연구원도 늘 새로운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좋아하는 말 중에 백제 부여의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가 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연구원은 당당하되 교만하지 않고 자존심은 지키되 겸손해야 한다. 연구원은 독립적으로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 시장, 정책, 산업, 정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힘이 생긴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1963년생 △연세대 사회학 학사 △연세대 경영학 석사 △숭실대 경영학 박사(보험운송 전공) △보험연구원 부원장·연구조정실장·금융정책실장 △금융위 금융산업발전심의회 보험분과 위원·행정지도심의위원회 위원 △한국보험학회·한국리스크관리학회·한국FP학회 이사 △5·6대 보험연구원 원장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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