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을 일해도 1년 계약직…계속되는 노인일자리 담당자 고용불안

곽안나 기자 2025. 11. 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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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주노총 정보경제서비스연맹 다같이유니온 관계자들이 인천시 노인일자리 담당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노인 일자리 지원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박 씨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교육 한 번 하고 나면 목소리가 금세 잠긴다고 했다. 250명이 교육 대상자이면 같은 말을 250번은 한단다.

고단함에도 박 씨가 노인일자리 담당자로서 큰 보람을 느끼는 건 그의 두 손을 잡고 "덕분에 하루하루가 즐거워"라며 건네는 어르신들의 말 한마디다.

어르신들이 존중받고 활기차게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에 응답하는 건 1년짜리 계약직과 세금 공제하고 손에 쥐어지는 180만원 남짓. 

몇 년을 일해도 경력은 인정받지 못하고 매 연말이면 내년에 계약할 다른 기관을 알아봐야 한다.

박 씨는 "올해 인천시가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종합평가에서 전국 대상을 수상했다. 반갑고 자랑스러운 소식"이라면서도 "그 성과 이면에는 담당자들의 눈물과 노동이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커다란 요구가 아니다. 내년에도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 적어도 경력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인천시가 진정 어르신의 삶을 존중한다면 그를 지키는 우리의 삶도 존중해줬으면 한다. 담당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때 어르신들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맞아 노인일자리 사업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사업 담당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민주노총 정보경제서비스연맹 다같이유니온은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 노인일자리 담당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했다.

현재 인천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 담당자는 393명으로 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 등 47개 수행기관에서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활동 중이다. 사업비는 정부에서 50%, 시 25%, 군·구 25%씩 분담하고 있다.

이들은 "노인일자리 담당자들은 한 명이 어르신 120~150명을 책임지며 매일 어르신들의 일터를 관리하고 안전을 지키고 급여를 정산하는 등 어르신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작 그 일을 하는 노인일자리 담당자들의 일자리는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단체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단순한 단기 일자리가 아닌 어르신의 삶의 질과 자존감을 지탱하는 중요한 복지정책이다. 현장 담당자들이 불안정한 신분과 저임금에 시달린다면 정책은 지속될 수 없다"면서 "인천시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민간에 위탁했다는 이유로 노인일자리 담당자의 처우개선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무기계약진 전환 ▲노인일자리지원기관 정원 확대 ▲경력 인정 및 경력수당 지급 ▲2년차 신규채용 시 연차휴가 15개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시 차원에서 따로 방침을 정해 시행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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