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과 검찰 처한 현실 고려” 李정부와의 거래 의혹 낳은 노만석 결국 사퇴

김현지 기자 2025. 11. 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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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의견 ‘참고’했다는 노 총장대행, 외부 압박 등 시사
李정부 보완수사권 존치 등 논의됐나...검찰서 들끓는 사퇴론에 사의 표명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이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이재명 대통령도 연루된 대장동 일당 재판에 대한 항소 포기를 지시한 배경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과 검찰이 처한 상황을 고려했다는 노 대행의 해명은 이재명 정부와의 '거래' 의혹까지 낳고 있다. 노 대행은 법무부 측이 제시한 의견이 항소 포기였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 측은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했다. 진실 공방은 이어지고 있지만, 노 대행은 논란이 이어지자 12일 오후 사의를 표명했다.

'항소 포기' 제안 도마에

대장동 일당들의 1심 판결(10월31일) 이후 항소장 제출 마감 시한인 지난 7일, 노 대행의 결정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수사팀이 항소를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 이후 법무부의 외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의중을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노 대행에게 전달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차관은 12일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노 대행과의 소통은 인정하면서도 "사전 조율과 협의 과정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대행은 법무부 측이 여러 제안을 했고 이는 결국 항소 포기였다고 해명해 왔다. "항소를 신중하게 결정해 달라"는 법무부의 의견을 '참고'만 했을 뿐, 스스로 결정했다는 첫 입장(9일)과는 결이 다소 다르다. 노 대행의 설명은 결국 이재명 정부가 사실상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으로 전환되는 와중에 검찰이 경찰의 1차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권이라도 유지시키려는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처한 상황을 고려했다는 노 대행의 설명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 대행이 선택한 전례 없는 결정에 따라 대장동 일당들의 1심 판단 중 무죄 부분은 항소심에서 다툴 수 없게 됐다. 대부분 성남시의 결정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4895억원 손해를 본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상 배임),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민간업자들에게서 428억원을 받기로 약속받은 혐의(뇌물) 등 핵심 사안이다. 당시 성남시장(2010~18년)이었던 이 대통령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복수의 검찰 인사들은 1심 판결 중 뇌물 등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됐지만 혐의 적용 등 법리적인 부분 때문에 무죄가 나온 점, 배임죄의 핵심인 성남도시개발공사 관련 부분, 검찰이 요청한 추징금이 모두 인정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검찰의 항소 포기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한 후 적용한 혐의가 모두 인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항소를 포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설령 노 대행이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등을 고려했다 해도 "검찰이 항소하는 것과 보완수사권 문제는 거래될 사안 자체가 아니다"라는 비판이 들끓는다. '사실상의 재판 거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7일 항소 포기가 알려진 후 검사장 등 간부부터 평검사들까지 '노 대행 책임론'을 묻는 이유도 그래서다.

"재판 거래와도 다르지 않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지적하는 대로 '친윤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노 대행을 공개 비판하는 이들 중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낸 시기 좌천된 검사들도 상당수다. 이들마저도 노 대행이 사퇴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검찰 측과 법정에서 법리 다툼을 벌이는 복수의 변호인들조차도 "이번처럼 대형 사건에서 일부 무죄가 나온 경우 항소를 포기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중앙지검장이라도 어차피 사퇴할 생각이었다면 노 대행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항소장을 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 차례 연가를 쓰고 12일 복귀한 노 대행은 자신의 거취에 대한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장동 일당들의 항소심 재판은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이예슬 정재오 최은정)에 배당됐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등은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7886억원의 부당이익을 거둔 혐의로 기소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달 31일 유 전 본부장에게는 징역 8년을 선고하고 벌금 4억원과 8억10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김씨에게는 징역 8년을 선고하고 428억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는 각각 징역 4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정민용 변호사에게는 징역 6년이 선고되고 벌금 38억원과 추징금 37억2200만원 명령이 내려졌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2심에서는 성남시의 결정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입은 손해액,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넨 뇌물 등 1심 재판부가 직접 거론한 이 대통령과 최측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전 성남시 정책보좌관 등) 등 '성남시 수뇌부' 관련 사안은 다퉈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결과적으로 대장동 뇌물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 전 실장, 나아가 대통령 퇴임 후 재개될 이 대통령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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