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성공 발판으로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본격 항해
“시민 자부심이 만든 성과”…주낙영 시장 “역사·문화·자연 아우른 국제도시로 도약”

2025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주가 국제사회의 주목도를 발판 삼아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의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천년 왕국의 역사가 깊어지는 가을 감성과 어우러지며, 경주는 이제 전 세계 여행객들의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 11월, 경주의 도심과 고분군은 화려함보다는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계절의 정취로 가득하다. 특히 APEC 기간 중 세계 정상들에게 선보였던 문화적 콘텐츠들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경주가 가진 문화유산의 힘이 더욱 강력한 관광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주는 지금,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첨단 미디어아트가 교차하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도심 외곽의 숨겨진 명소들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경주 곳곳의 수백 년 된 은행나무는 가을의 절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강동면 왕신리의 운곡서원은 수령 400년의 고목이 서원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며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떨어져 마당을 가득 채운 은행잎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안강읍 하곡리 은행나무 역시 약 300년 된 수호목으로 높이 22m, 둘레 6.4m에 달하는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도심 속에서도 500년 이상 된 경주문화원 뒤뜰의 은행나무는 조선시대 관아의 역사를 간직한 채 평온한 가을을 선사하며,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10월 24일부터 11월 16일까지 진행되는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은 천년 고분을 빛과 예술로 재해석하며 경주 관광의 '야간 콘텐츠'를 강화했다. '대릉원 몽화, 천년의 문이 열리다'를 주제로, 황남대총 봉분이 거대한 미디어파사드 스크린으로 변신했다.
특히 축제 기간 동안 평소 유료였던 천마총을 무료로 개방한 점은 관광객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밤의 고분공원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경험은 경주가 단순한 역사 도시를 넘어선 '경험 중심'의 관광 도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PEC 정상회의의 공식 문화행사이자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 기념 특별전인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은 신라 금관 6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전시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금관총, 황남대총 등 주요 고분에서 출토된 금관과 금 허리띠 등 왕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유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라 예술과 권력의 정수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APEC 참가국 귀빈들에게 먼저 공개된 후 11월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며 경주의 문화적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있다. 특히 정교한 금 귀걸이, 팔찌, 반지 등 장신구는 신라 장인의 섬세하고 세련된 예술혼을 여실히 보여준다.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가 단순한 행사를 넘어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도시 인프라, 시민 의식, 문화적 역량이 국제적 수준에서 검증받았기 때문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성공은 시민의 자부심이 만든 성과이며, 경주의 미래를 밝히는 출발점이 됐다"며 "앞으로 경주는 역사와 문화, 자연의 매력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시민과 함께 국제관광도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PEC으로 확보한 세계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경주가 사계절 내내 방문하고 싶은 '글로벌 관광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