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설움 딛고 대학까지…'여성 만학도'들의 수능 도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마포구의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교정은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중년을 훌쩍 넘긴 후배들은 교문 앞과 복도 곳곳에 나와 '술술 풀려라', '여보 응원한다' 등 피켓을 들고 선배들을 향해 응원 구호를 외쳤다.
일성여중 3학년 성안나씨(70)는 "우리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니까 떨린다"면서도 "선배님들이 수능을 열심히 잘 봐서 좋은 학교로 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성 만학도 위한 일성여고 수능 출정식
어린시절 학업 이어가지 못한 恨 서려
수능 통해 새로운 도전…대학 입학까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마포구의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교정은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중년을 훌쩍 넘긴 후배들은 교문 앞과 복도 곳곳에 나와 '술술 풀려라', '여보 응원한다' 등 피켓을 들고 선배들을 향해 응원 구호를 외쳤다. 교실로 향하던 선배들은 머쓱한 듯 웃음을 지으면서도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파이팅'을 외치며 화답했다.
일성여중·여고는 각각 2년제 학력인정 주부학교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여성 만학도'들을 위한 학교다. 어린 시절, 가난한 살림 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여성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학생들 연령대는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지만, 대다수가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올해 일성여고에서는 60명이 수능에 응시한다.

출정식이 이뤄진 이날 일성여중고 후배들은 떨리는 마음을 안고 선배들을 응원하러 나왔다. 일성여중 3학년 성안나씨(70)는 "우리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니까 떨린다"면서도 "선배님들이 수능을 열심히 잘 봐서 좋은 학교로 가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학년 채용씨(78)도 "수능 보러 가는 선배님들을 보니까 너무 기쁘다"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오후 1시가 되자 다목적실에서는 수험생들을 위한 수능 유의사항 안내가 시작됐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유의사항'이 적힌 자료가 배부되자 수험생들은 펜을 손에 쥔 채 꼼꼼히 내용을 확인했다. 입실 시간과 수험표 지참, 스마트기기 반입 금지 등 기본적인 안내가 이어졌고, OMR 카드 작성법을 살피며 직접 필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만학도 수험생들을 위한 맞춤형 안내도 이어졌다. 교사 이숙영씨가 돋보기, 혈당측정기, 보청기 등은 반드시 감독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하자, 일부 수험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했다. '허리가 아프더라도 시험 중에는 자리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는 안내에는 짧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안내가 끝난 뒤 수험표 배부가 진행됐고, 수험생들은 수험표를 확인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서씨는 "고등학교 다니는 친구가 교복을 입고 오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고, 나도 학교에 다니고 싶어 날마다 울었다"며 "나이가 있어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공부가 힘들었지만, 일성여고에서 배움이 너무 행복하고 얼른 대학도 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모씨(74)도 수능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 한 게 한이 돼 일성여고에 입학했다. 그는 "당시에 학교 다니기가 어려워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는데, 어디 취직하려고 해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할 수 있었다"며 "일성여고에서 공부하고 올해 수능을 보는데, 수능이 처음이라 너무 떨린다"고 했다.
올해 수능을 치르는 만학도 수험생들은 젊은 시절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저마다 '인생 2막'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양정애씨(68)는 "공부를 늘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았다"며 "이제 할 일 다했으니 내 인생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성여중고에 입학했다"고 했다. 이미 대학에 합격한 그는 "건강하게 행복하게 공부하고 앞으로 여력이 된다면 이웃을 좀 돌볼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남편도 같이 하자"…윗집 부부, 아내에 충격 제안
- '엄카' 쓰는 무직 남편의 외도…이혼하려니 "내 집은 부모님 것"
- 마약 처벌 에이미 "새 인생 시작…난 뽕쟁이 아니다"
- 홍서범 전 며느리, 조갑경 저격…"외도 상대 계속 만나는 것 알면서"
- 김구라, 채무액 숨긴 전처에 분노…"거짓말에 돌아버린다"
- "대낮에 어떻게"…대구 캐리어 시신 유기에 주민들 충격
- KCM "아내 피 안 멈춰 두려웠다" 응급수술 출산기 공개
- 박은영 "김종국 안양서 100대 1로 싸워 이겼다 소문"
- 박해수 "결혼 전 혼자 살다 외로움에 대상포진 걸려"
- 17세에 딸 낳더니 38세에 할머니…'자매'로 오해받는 美 동안 여성 '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