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질주·땡겨요 급부상…공공앱, 예산 소진 뒤 자생력 의문

김나연 기자 2025. 11. 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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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지난달 서울 매출 2116억원…상위 4개사 합산 절반
땡겨요, 정부 지원으로 급성장…예산 소진 뒤 이용자 이탈 우려
‘민생활력’ 내세운 땡겨요, 품질 경쟁력 여전히 숙제
업계 “공공배달앱, 세금 의존 마케팅에 기대는 것” 지적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앞에서 한 배달 노동자가 음식 배달을 마친 뒤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배달앱 시장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가 90% 이상을 점유하던 시장이 쿠팡이츠와 땡겨요가 빠르게 약진하면서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특히 쿠팡이츠는 지난해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올해 들어 서울 지역 결제액 1위를 기록했고, 2022년 출범한 공공배달앱 땡겨요는 사용자 수 급증으로 최근 요기요를 제쳤다.

한경에이셀(Aicel)과 모바일인덱스 등 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배달앱 시장 2위 쿠팡이츠의 서울 지역 신용카드 결제 금액은 2216억원으로, 상위 4개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합산 결제액(4571억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전국 점유율은 37.6%로 아직 배민(56.7%)에 못 미치지만,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1242만9000명으로 8월(1174만명), 9월(1207만명)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흐름이다.

반면 배민은 같은 기간 2225만명으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지난 8월 2306만명에 비해 성장세는 둔화됐다. 서울 지역 결제액에서는 이미 쿠팡이츠에 밀렸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개 카드사 결제금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쿠팡이츠는 서울에서 2113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배달앱 1위를 차지했다. 배민은 1605억원으로 2위로 밀려났다.

공공배달앱 땡겨요, 요기요 추격

배달앱 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공공배달앱 땡겨요다. 땡겨요는 2023년 서울시가 출시한 공공배달앱으로, 플랫폼 운영은 민간(신한은행)이 함께 맡고 있다. 정부·지자체 소비쿠폰, 할인 프로모션 등을 기반으로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땡겨요의 MAU는 329만명으로 전월 대비 51.1% 증가했다. 연초(105만명) 대비 212.2% 상승한 수치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된 지난 7월에는 땡겨요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238만명으로 급증했다. 업계는 땡겨요의 지난달 매출액이 처음으로 1400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주문액은 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한다. 식음료 분야 앱 신규 설치 건수도 106만건으로, 같은 기간 쿠팡이츠(59만)와 배민(54만)을 앞질렀다.

땡겨요는 '민관 협력' 기반의 공공 플랫폼 구조다. 입점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중개 수수료를 2%대로 낮추고 입점 수수료, 광고비 면제 등을 장점으로 부각했다. 정부가 발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과 농림축산식품부의 공공배달앱 활성화 지원이 맞물리며 이용자 유입을 견인했다.

6년 만에 뒤집힌 판도…'배민 독주' 흔들려

배달앱 시장은 불과 6년 만에 완전히 다른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쿠팡이츠가 출범한 지난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당시 배민의 거래액 점유율은 78%, 요기요는 19.6%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쿠팡이츠와 땡겨요의 약진으로 '배민 독주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땡겨요의 인기가 급상승하기 전,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쟁 체제는 굳건했다. 배민은 1인분 배달 서비스 '한그릇'과 유튜브 프리미엄·티빙 제휴 등 외부 협업을 강화하고자 했다. 이에 질세라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 무료배달, 최수주문금액 없이 1인분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앞세워 2030 세대와 1인가구를 중심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

땡겨요는 저수수료 구조와 공공 할인 정책으로 지역 기반 이용자층을 넓혔다. 반면 한때 배민과 양강 체제를 형성했던 요기요는 점유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 주 전국 주간 신용카드 결제액이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하면서 땡겨요에 추월당하고 4위로 밀려났다.

업계 "땡겨요, '세금 마케팅'에 기대는 것" 지적

땡겨요는 연말까지 매일 5000원 즉시 할인 행사를 이어가며 공공앱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는 사업 예산이 빠르면 11월 중 소진될 것이라 전망한다. 예산이 소진되면 할인 혜택도 종료돼, 이용자들이 다시 배민·쿠팡이츠 등 민간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한다.

특히 땡겨요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와 손잡고 자체 배달 서비스 '땡배달'을 도입했지만 라이더 부족으로 배차 지연이 지속되며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자체 배달망을 운영하는 반면, 공공배달앱은 외부 대행망에 의존해 배달 속도가 느리고 라이더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 앱 접속·결제 오류 등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공배달앱이 세금에 의존해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세금 지원에 기반한 정책형 모델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 사업은 플랫폼 이용자 확보 비용을 세금으로 대신 부담하는 셈"이라며 "할인 행사가 끝나면 이용자 충성도와 점주 만족도가 동시에 떨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소비쿠폰과 상품권으로 유입된 사용자를 유지하지 못하면 성장세가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며 "쿠폰·프로모션 혜택이 없어도 이용자가 지금만큼 남아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짚었다.

서비스 품질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경쟁이 지나치면 플랫폼 수익성과 서비스 품질이 동시에 악화될 위험도 있다"며 "앱 안정성과 배달 품질 같은 기본 요소를 개선하지 못하면 공공배달앱은 구조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공공배달앱이 점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 기존 민간 플랫폼 중심 시장 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민간과 공공이 공존하는 새로운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라고 전망했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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