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신용 다 갖춰도 탈락… 주담대, 고신용자도 ‘바늘구멍’

주형연 2025. 11. 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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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6000만원을 받는 직장인 A씨는 신용점수 940점대의 '고신용자'다.

최근 주담대 심사가 빠르게 강화되면서 A씨와 같이 대출 우대 대상이었던 고신용자들까지 대출 승인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신용자여도 총부채가 일정 수준을 넘거나 향후 금리 변동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승인을 보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출 가능 여부보다 '상환 지속 가능성'이 핵심 기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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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문턱↑… 신용등급 950점 넘어야 안전
금융 취약계층, 비제도권으로 내몰릴 우려도
[연합뉴스]


연봉 6000만원을 받는 직장인 A씨는 신용점수 940점대의 '고신용자'다. 과거에는 무리 없이 통과될 조건이라 생각하고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신청했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은행에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대출 승인을 거절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전세 대출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최근 주담대 심사가 빠르게 강화되면서 A씨와 같이 대출 우대 대상이었던 고신용자들까지 대출 승인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금리 고착화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속에 은행권이 '보수적 심사'로 전환한 영향이 크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심사 과정에서 DSR, 소득 증빙 요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적용을 한층 엄격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문제는 예전이라면 무리 없이 승인이 가능하던 1등급 신용자들조차 소득, 보유 대출 규모, 향후 상환 가능성 등을 이유로 '보류' 혹은 '거절' 통보를 받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 9월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50.8점으로 1년 전(940.6점)보다 10.2점이나 높아졌다. 전세 대출 차주의 신용점수도 평균 931.2점으로 2년 전(921.6점)보다 9.6점 올랐다. 신용점수가 약 930~940점 이상은 돼야 안정적으로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대출 여력이 줄어든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 크다. 은행들은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일제히 대출 옥죄기에 들어간 상태다. 정부가 올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당초 목표 대비 50% 감축하라고 주문한 데에 따른 것이다. 신한·하나·NH농협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하고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신용자여도 총부채가 일정 수준을 넘거나 향후 금리 변동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면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승인을 보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출 가능 여부보다 '상환 지속 가능성'이 핵심 기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융권 문턱이 높아질수록 금융취약 차주들이 제2금융권·대부업 등 비제도권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금리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어 가계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위험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인하 시점, 정부의 대출 규제 조정 여부가 시장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고신용자도 바늘구멍'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당분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옥죄기가 지속될 경우 오히려 고위험 대출 시장을 키울 수 있다"며 "취약층에 대한 정책성 보완책과 동시에 고신용자·실수요자에게는 탄력적인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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