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순대는 약과, 보쌈에 막걸리까지”…지하철 내 ‘취식’ 민원 연간 1000건 육박

류인하 기자 2025. 11. 12. 15: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영희 서울시의원 “열차 내 취식·음주 금지 공론화 필요해”
일러스트|NEWS IMAGE

최근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 내부에서 한 승객이 포장해온 보쌈을 좌석에 앉아 먹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 승객은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식사를 이어갔으며, 심지어 보쌈고기, 김치 등을 열차바닥에 흘리기도 했다.

이같은 지하철 내 보쌈취식이 가능한 이유는 지하철은 버스와 달리 취식을 금지하는 별도 규정이 없기 떄문이다. 실제 도를 넘어서는 취식행위가 지하철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윤영희 의원(국민의힘)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지하철 내 음식물 취식 관련 민원은 총 4197건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009건에서 2022년 620건으로 줄었으나 2023년 833건, 2024년 907건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1~9월까지 총 828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주요 민원대상이 된 음식은 김밥, 김치, 순대, 고구마 등 냄새가 강한 음식부터 뜨거운 컵라면, 감자튀김, 만두, 오징어, 캔맥주, 도시락 등 다양했다. 취식을 하는 당사자는 느끼지 못해도 인근 승객들에게 불쾌한 냄새를 맡게 할 음식들을 먹는 사례가 연간 1000건에 육박하는 셈이다.

특히 민원 가운데는 지하철 내 주류 섭취 관련 사례도 다수 포함됐다. 지하철 내에서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을 먹으며 소란행위를 벌이는 승객들이 다수 있는 것이다.

올해 7~9월 접수된 민원 가운데는 “승객이 술을 마시고 있다. 냄새가 심해 토할 것 같다” “아이와 함께 타고 있는데 너무 괴롭다”는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도 다수 확인됐다.

윤 의원은 “열차 내 주류 섭취는 고성방가, 구토, 소란행위까지 동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단순 민원을 넘어 안전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교통공사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지하철 내 음식물 및 음주 취식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고통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버스처럼 지하철도 취식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한 시민여론 파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지하철 내 음식물 취식금지 조례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서울교통공사 여객운송약관 제34조 제1항5호에 따르면 ‘불결하거나 악취로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물건’은 열차 내 반입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취식금지를 명시한 규정은 없다.

윤 의원은 “과거 버스 내 음식물 취식 금지 조례도 처음에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민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정착됐다”며 “지하철 역시 시민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음식물·주류 취식금지를 제도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