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광주' 고집하는 진짜 이유는
도착 20분만 버스 타고 민주묘지 벗어나
과거 광주지법 판사 당시 전두환씨 재판
"역사 정리하지 않고선 지역 용서 못받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호남 첫 일정으로 선택한 '5·18 묘역 참배'는 통합을 향한 상징적 행보였지만, 결과는 냉담했다. 시민단체의 저지 속에 20분 만에 발길을 돌린 그는 오히려 "매달 호남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냉대를 각오하면서도 광주를 고집하는 이유, 그 집착의 배경은 무엇일까.
12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장 대표가 광주에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국립5·18민주묘지였다. 그는 참배에 앞서 "민주주의를 위해 쓰러진 5월 영령의 희생 앞에 머리 숙이겠다"며 "자유와 민주, 두 정신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기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호남 민심에 다가서려는 상징적 행보로 풀이됐다.
묘역 참배를 마친 뒤에는 광주 북구 복합쇼핑몰 부지와 첨단3지구 AI 데이터센터 현장을 둘러봤다. 장 대표는 "당이 호남의 민생과 미래 산업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당의 대선 공약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반발에는 이유가 있다. 장 대표는 과거 광주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시절, 고 전두환씨의 '5·18 사자명예훼손' 재판을 맡았다. 당시 반복적인 불출석을 허가해 재판 지연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후에도 "계엄은 잘못이지만 탄핵은 절차상 위법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직접 면회하거나,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하며 "지방선거는 제2의 건국 전쟁이자 체제 전쟁"이라고 한 발언 역시 호남 여론을 자극했다.
논란이 커지자 장 대표 측은 "안타깝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여러 차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며 "5·18 정신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진정성이 없다. 5·18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 그 정신을 훼손한 재판과 발언에 대한 반성은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정치권의 반응도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항의를 알면서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려는 정치쇼"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시기상조였다"는 지적과 "시도 자체는 의미 있다"는 의견이 맞섰다. 일부에서는 "강경 지지층을 잃지 않으면서 호남에 손을 내밀려는 이중 전략이 오히려 양쪽 모두에게 신뢰를 잃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결국 이번 방문은 '통합 제스처'보다는 '극우와의 줄타기'로 읽혔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광주는 상징의 도시다. 과거를 정리하지 않은 통합은 결국 상처를 되풀이할 뿐"이라며 "장 대표의 이번 행보가 진정한 화합으로 이어지려면, 먼저 그가 자신의 과거 언행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