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학자 "尹정부 MBC 전용기 탑승 배제 헌법 위반 소지"
황성기 한양대 교수 "비판 언론 다루는 방식으로 전용기 탑승 배제, 상상치 못했던 새로운 방식"
"탑승 배제 형식적 규제 아닌 내용적 규제"…"헌법상 기본권 포기 조건으로 혜택 베풀어선 안돼"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비판 보도를 한 MBC 취재진에 대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사건이 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헌법학자 연구가 나왔다.
대통령실은 2022년 11월9일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이에 MBC는 같은해 12월26일 “대통령실의 조치는 언론 자유의 핵심인 취재·보도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언론 전체의 자유로운 보도를 위축시키고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저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황성기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지난 9월30일자 법학논총 <특정 언론사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에 관한 헌법적 검토>란 논문에서 “탑승 배제 조치는 MBC와 소속 취재기자들의 보도의 자유 특히 취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분명하고 나아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한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에 대한 '형식적' 규제가 아니라 MBC의 외교 관련 보도 '내용'을 기준으로 적용한 '내용적' 규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평등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황 교수는 전용기 탑승 배제 사건에서 언론의 자유, 취재·보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라고 했는데, 헌법재판소가 취재 자유를 제한하는 공권력의 위헌 여부를 정면으로 다룬 선례가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노무현 정부가 실시한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의 경우 헌재가 각하해 본안 판단을 하지 않았다.
전용기 탑승 배제 사건의 경우 본안 판단 필요성이 있다는 게 황 교수 판단이다. 그는 대통령 해외순방시 전용기 탑승이 공적 목적을 가지고 있고 대통령실이 우월적 지위에 있으며 일방적인 결정으로 탑승 배제가 이루어진 점을 들어 “행정청이 우월적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권력적 사실행위'”라고 봤다. 헌재는 '권력적 사실행위'에 대해서만 헌법소원 대상으로 판단한다.
정권이 교체됐고 MBC 출입기자들이 다시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기 때문에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됐지만 황 교수는 “기본권 침해의 반복 가능성과 헌법적 해명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참여정부의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 사건에 대해 헌재는 기본권 침해 반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주관 정부부처인 국정홍보처가 담당했던 기능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이후 정부에서 국정홍보처를 폐지하는 등의 조치를 해 해당 방안이 재발될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전용기 탑승 배제는 특정 언론사를 상대로 한 행위이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선례가 없기 때문에 황 교수는 미국 헌법에 있는 '위헌적 조건의 법리' 적용 가능성을 검토했다. 요지는 '정부가 개인의 헌법상 권리를 포기하는 것을 조건으로 혜택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직 한국 헌재에서 이러한 논리를 전면적으로 도입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적용 가능하다는 게 황 교수 판단이다. 그러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예로 들었다.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 교육문화수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정부를 비판한 예술인이나 단체를 각종 사업에서 배제한 것이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사건이다.
황 교수는 “대통령 해외순방 관련 취재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대통령실이라는 정부가 언론사에 베푸는 일종의 '혜택'이고 MBC 취재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이유가 정부에 대한 MBC의 비판적 보도라고 하는 '특정 표현'을 그 이유로 한다면, 그리고 MBC 기자들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가 '관점'에 의한 차별에 해당한다면 정부에 대한 비판적 보도의 자유를 '포기'하는 것을 조건으로 취재기자들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이라는 혜택을 정부가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황 교수는 대통령실의 조치가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달성하지 못했다고도 판단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및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사실에 반하는 허위보도 등에 해당했다는 것이 탑승 배제 조치의 실질적 이유라면 언론중재법에 따른 정정보도 청구 및 반론보도 청구 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제도 등을 활용하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이어 “탑승 허용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이나 편의와 유사한 정도의 것이 MBC 취재기자들에게 별도 제공되지 않았다면 언론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별도 조치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기 힘들다”고 했다.
끝으로 “언론에 대한 직접적 통제이든 간접적 혜택·지원이든 국가는 최대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사들 간 관계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적 언론을 다루는 방식의 일환으로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조치는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충격을 줬고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마침 헌법소원심판에 청구돼 있으므로 헌재가 이 사안에 대해 적법요건 결여를 이유로 본안판단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본안판단에 나아가서 결론을 어떻게 내리든지 쟁점들에 대해 정밀하고 꼼꼼하면서도 설득력있는 법리를 전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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