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 못 탄 심텍, 실적 반토막에 CB 부담까지

조은서 기자 2025. 11. 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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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AI 메모리 기판 매출 본격화… 내년부터 레버리지 확대 전망"

반도체용 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심텍이 3분기(7~9월) 실적 쇼크를 기록하면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불과 세 달 전 제시했던 가이던스(예상치)의 절반을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데다 반복된 전환사채(CB) 물량과 임원 매도 이슈까지 겹치며 반도체 불장에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텍 로고. /심텍 제공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심텍은 올해 3분기 매출액 3728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회사 전망치의 50% 수준에 그치면서 실적 발표 다음날 주가는 13% 급락했다. 심텍은 지난 8월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로 232억원을 제시했으나, 실제 실적은 124억원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불과 세 달 전 제시한 전망치가 반토막 난 데 따라 실적 가이던스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선반영된 기대감이 꺾이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탔다. 심텍 주가는 이달 들어(11월3~11일) 17.75% 하락했다. 같은 기간 PCB 관련주로 묶이는 대덕전자와 코리아써키트 주가는 각각 27.8%, 15.7% 오르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79% 하락했다.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투자자 시선도 냉랭하다. 회사는 4분기 매출액 3785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을 제시했다. 3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수준이지만, 가이던스 신뢰가 흔들린 만큼 실제 달성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복되는 전환사채 물량 부담도 주가를 누르고 있다. 심텍은 지난해 3월 1000억원 규모의 제4회차 CB를 발행했는데, 전환된 사채 물량이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26차례에 걸쳐 추가 상장됐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발행주식총수의 약 13% 규모다.

아울러 이달 14일·21일·24일 세 차례에 걸쳐 4회차 CB 161만3756주가 추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2만1194원으로, 전날 종가(5만1900원) 대비 약 60% 낮은 수준이다. 기존 전환 물량과 맞물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경우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임원 매도 이슈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0일 정창보 심텍 부사장은 보유 중이던 주식 5000주를 주당 6만4000원에 장내 매도했다. 시장에서는 임원의 주식 매도가 통상 ‘고점 신호’로 해석되는 만큼, 단기적인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 발목을 잡았던 4회차 CB 물량이 대부분 소진됐다”며 “남은 물량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심텍의 최대주주인 심텍홀딩스(지분율 33.6%)는 심텍이 보유하고 있던 330억원 규모의 4회차 전환사채(CB)와 66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콜옵션을 통해 취득했다. 이는 자회사 심텍에 대한 경영 효율성 제고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조치다.

심텍 측은 “투자자 우려와 달리 해당 물량이 즉시 시장에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주주가 보유 물량을 매도할 경우 사전에 공시 의무가 있기 때문에 시장에 갑작스러운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한편, 3분기 어닝쇼크에도 증권사들은 심텍에 대한 눈높이를 올려잡고 있다.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 기판 매출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승 여력이 크단 분석이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가 급락은 상승 사이클 진입 후 나타나는 일회성 조정으로 판단,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며 “2026년 SoCAMM2와 GDDR7 등 AI 메모리 기판 매출 확대 기회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목표주가를 6만3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심텍은 1987년 설립된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로, 국내와 중국·일본에 생산 거점을 둔 글로벌 수준의 PCB 전문 기업이다. 서버, 모바일, PC, 웨어러블 등 다양한 제품군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메모리 업체들과 비메모리 칩 설계 업체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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