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가입자 건보료 새 판 짜인다…소득·재산 따라 희비 엇갈려
이자·배당·연금소득도 조정 가능
‘보험료 폭탄’ 완화 제도 확대

11월은 자영업자·프리랜서 등 지역가입자에게 '건강보험료 운명의 달'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새 소득·재산 기준을 반영해 내년 1년간 납부할 보험료를 확정하기 때문이다. 소득이 늘거나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 이들은 인상분을 피하기 어렵고, 반대로 수입이 줄었거나 자산을 처분한 이들은 부담이 다소 줄어든다.
12일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 따르면 광주의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는 2023년 기준 138만9천330명이며, 이 중 지역가입자는 38만9천803명이다. 전남은 전체 178만3천143명 중 60만933명이 지역가입자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도 지역가입자 1천58만 여명이 이번 달 새로 산정된 보험료를 통보받는다.
지역가입자 보험료는 직장가입자와 달리 전년도 종합소득과 올해 재산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국세청이 5월에 접수한 종합소득 신고자료를 건보공단이 10월에 넘겨받아, 11월분 보험료부터 적용한다. 올해 10월까지는 2023년 소득 기준으로 냈다면, 이번 달부터는 2024년 소득 기준으로 바뀐다. 여기에 6월 1일 기준 토지·주택·건물 등 재산세 과세표준 변동분이 반영돼 보험료가 오르거나 내리게 된다.
이 같은 '시차 부과' 제도 때문에 "올해 매출이 반 토막 났는데도 작년 소득 기준으로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소득 정산제도'다. 폐업이나 휴업, 퇴직 등으로 소득이 급감한 경우 공단에 보험료 조정을 신청하면, 일단 감액된 금액으로 납부하고 국세청 확정소득이 나오면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이 제도의 적용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기존에는 사업소득과 근로소득 감소만 인정됐지만, 2025년부터는 이자·배당·연금·기타소득까지 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주식 배당금이나 예금이자 감소로 생활이 어려워진 은퇴자, 기타소득이 줄어든 프리랜서 등도 감액 신청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소득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경우에도 미리 신고해 보험료를 선납하면 연말 정산 시 '보험료 폭탄'을 피할 수 있다.
건보공단은 지역가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산정 체계도 손봤다. 재산 기본공제 금액을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했고, 자동차에 부과되던 보험료는 전면 폐지했다. 이에 따라 생계형 차량을 보유한 자영업자나 은퇴자의 부담이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새로 확정된 11월분 보험료는 오는 12월 10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소득이나 재산 변동이 있는 가입자는 증빙서류를 준비해 가까운 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우편·팩스·온라인으로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소득이 줄었거나 폐업 등으로 경제 여건이 달라진 지역가입자는 반드시 조정 신청을 통해 본인 상황에 맞는 보험료를 적용받아야 한다"며 "다양한 소득 변화를 반영해 보다 합리적이고 유연한 보험료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