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란’ 김향기·김민채가 건네는 4.3의 조각[이다원의 편파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절대 잊지 말라는 듯, 스크린에 꾹꾹,
배우 김향기와 김민채가 모녀지간으로 분해 슬픈 제주 4.3 사건의 조각을 건넨다. 말로 하면 흩어지니 글로 빚고, 스크린 안에 꽉꽉 눌러담는다. 그 누구도 절대 잊지 말라는 듯 관객에게 똑똑 노크하는 영화 ‘한란’(감독 하명미)이다.
1948년 제주를 배경으로, 살아남기 위해 산과 바다를 건넌 모녀 ‘아진’(김향기)과 ‘해생’(김민채)의 강인한 생존 여정을 담은 영화다. 제주 4.3 사건에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정적 호소가 아닌 담담한 어조로 118분간 전한다.

배우를 적재적소에 쓴다는 의미를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섯살 딸을 두고 산으로 피난가는 ‘아진’ 역의 김향기는 ‘한란’의 척추다. 그가 있었기에 이 영화도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흡인력 강한 연기력과 섬세한 캐릭터 해석력으로 관객을 1948년 제주로 안내한다. 군인과 경찰들의 핍박을 피해 산으로 도망가지만 딸 ‘해생’을 향한 절절한 모성애 때문에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어야만하는 엄마 ‘아진’의 갈등과 딜레마, 그리고 눈물겨운 자식 사랑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제주 사투리도 이질감없이 소화해내, 그가 아니었다면 이 작품이 완성될 수 있었을까란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와 호흡을 맞춘 아역 김민채는 존재만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어린 나이에 큰 일을 겪고 나홀로 산속으로 엄마를 찾아가는 어린 ‘해생’의 여정을 응원하게 되고 군인의 추격에 관객을 조마조마하게 하는 것엔 김민채의 공이 크다. 대사가 많거나 엄청난 감정 연기를 요하진 않지만,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마스크로 관객의 마음을 처음부터 훔친다. 김향기와 모녀 연기 호흡도 좋아 두 사람이 만난 이후부터는 영화에 더욱 힘이 붙는다. 그래서 영화의 엔딩에 여운이 더 짙어진다.
제주의 풍광도 영화의 강점이다. 산과 동굴, 그리고 바다 등이 안타깝도록 아름다워서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더욱 시리게 다가온다. 역사적 메시지도 워낙 강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휴대전화로 4.3 사건에 대해 검색하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오는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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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지수 : 1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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