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총회 불참한 트럼프, 40년 만에 캘리포니아 해안 시추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석유와 가스 시추를 추진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내무부가 이르면 이번 주 내 석유·가스 시추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69년 샌타바버라 해상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상 원유 유출 사고 이후 캘리포니아 해안에선 화석연료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는 사고 이후 해안선 3마일(4.8㎞)까지 해당하는 주관할 해역에선 시추를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민주당 ‘잠룡’으로 체급을 키우고 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해안 시추에 반대해온 만큼, 트럼프 정부가 계획을 밀어붙이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정부의 이번 계획에 대해서도 “캘리포니아에 도착하자마자 폐기될 것”이라며 “(계획이 확정되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추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카만’이라고 부르는 멕시코만 동부 지역에서 석유·가스 시추권 경매를 시행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이 지역도 2010년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 사고 여파로 관광 산업에 피해를 본 만큼, 캘리포니아주와 마찬가지로 연방정부와의 정치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재생에너지를 “사기”라고 부르며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는 아마존 열대우림 도시 브라질 벨렝에서 진행 중인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 불참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대표단도 보내지 않았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없는 COP30에 참석해 정부의 기후 정책을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게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정부가 석유·가스 시추 계획 초안을 완성하기까지 최소 1년이 걸릴 수 있으며, 환경단체 등은 계획이 확정되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미국 대부분 해안에서 시추를 허용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원유 유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남동부 지역 공화당 의원들 반발로 2032년까지 플로리다·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 연안에서의 시추는 금지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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