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란특검팀, 숨어 있던 국정원법 조항 찾아내 ‘조태용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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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구속에는 국가정보원법의 '국회 보고' 조항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정된 국정원법에서 이 조항을 찾아낸 내란 특검팀이 당시 입법에 관여한 정치인을 상대로 입법 취지까지 조사한 뒤, 법원을 상대로 조 전 원장의 구속 필요성을 입증한 결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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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취지 확인 뒤 구속영장 청구
‘내란 가담자’ 잇단 기각에 반전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구속에는 국가정보원법의 ‘국회 보고’ 조항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정된 국정원법에서 이 조항을 찾아낸 내란 특검팀이 당시 입법에 관여한 정치인을 상대로 입법 취지까지 조사한 뒤, 법원을 상대로 조 전 원장의 구속 필요성을 입증한 결과라는 것이다.
조 전 원장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치고 15시간 만인 12일 새벽 6시께 구속됐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조은석 특검팀에 구속영장을 내줬다. 앞서 특검팀은 정치 관여를 금지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직무유기, 위증,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원장 구속에는 국정원법 위반 및 직무유기 혐의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전에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았지만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았고, 계엄 선포 뒤 홍장원 당시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계엄군이 정치인을 잡으러 다닌다’는 보고를 받고도 국회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법 제15조는 ‘원장은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대통령 및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특검팀은 영장심사에서 이 조항을 근거로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불법 계엄 선포 계획 등을 국회에 즉시 보고하지 않는 등 국정원장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덕수·박성재 등 내란 관련자의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 흐름을 반전시킨 국정원법 제15조 ‘국회에의 보고’는 낯선 조항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정원장들이 권력 남용과 정치적 일탈 행위로 처벌되자,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강화를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됐다. 2020년 12월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민주당 원내대표)이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당시 민주당·무소속 등 의원 50명이 참여한 국정원법 개정안의 쟁점은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이었다.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국회 보고 조항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는지, 국회 정보위원회의 검토·심사보고서에는 따로 분석조차 하지 않았다. 국회 보고 조항 신설 등을 담은 국정원법 개정안은 2020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됐다.
특검팀은 ‘신설됐으나 그 존재가 잊힌’ 국정원법의 국회 보고 조항을 발굴했고, 당시 입법에 관여했던 정치인을 상대로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의 의미, 국회 보고가 필요한 이유 등 정확한 입법 취지까지 조사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불법 계엄 선포→국가 안전에 중대한 영향 발생→국정원장의 국회 보고 의무 발생→조태용의 직무유기’라는 핵심 혐의 뼈대를 보강했다.
고도의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국정원장이 국정원법의 정치 관여죄로 처벌된 것은 처음이다. 국정원 수사 경험이 있는 법조인은 “국정원은 정권과 무관하게 국가 안보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기관이지 대통령 보좌기구가 아니다. 이번 구속영장 발부는 이런 국정원법의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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