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빵만 사고 가지 마세요"… '빵 보관소'로 대전 관광객 늘린 스타트업
외국인 관광객 유치 지역기업 적극 지원
편집자주
일상이 된 여행. 이한호 한국일보 여행 담당 기자가 일상에 영감을 주는 요즘 여행을 소개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여는 관광전략으로 정부가 지역 관광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지역 관광기업지원센터를 거점 삼아 국제적 관광 경쟁력을 갖춘 ‘제2, 3의 인바운드 관광권’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관광공사는 2019년 9월 개소한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를 시작으로 인천, 대전·세종, 경남, 광주, 울산, 전북, 경북 등 전국 8개 지역에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과제는 △지역 관광스타트업 발굴·육성 △전통적 관광기업 운영 개선 △관광인재 육성 및 일자리 창출 △대내외 유관조직 협업사업 지원 등이다. 2026년 신규 2개소 개관이 예정돼 있다.
인구감소지역 성장 견인의 열쇠로 지역 관광 산업이 거론되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의 수도권 편중현상을 완화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 관광공사는 지역의 특색에 맞춘 놀거리·즐길거리를 개발하기 위해 지역기업 참여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8개 센터는 지역에 부재한 창업·투자 인프라와 전문 인력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 센터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768개 관광스타트업이 발굴됐고, 약 3,4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센터는 매년 200여 개 기업에 사무공간도 지원하고 있다.
센터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지역기업들의 성과는 수치로 증명된다. 2025년 부산관광스타트업 지원 사업에 선정된 나누기월드는 몽골에서만 신규 관광객 1,500명 이상을 유치했다. 외국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역 관광을 체험하며 한국 문화를 배우는 ‘에듀트립’ 상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덕이다. 출시 6개월 만에 내년까지 전량 예약이 마감됐다.

몽골 내 50개 학교와 교육관광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나누기월드는 일본, 태국, 베트남으로 협력망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나가노현 소재 고등학생들을 초청해 한일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도 현지 유학원을 통해 신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부산을 ‘교육관광’ 중심 도시로 성장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다.
2025 대전·세종 관광·MICE 스타트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제이어스는 지역의 유명 빵집인 성심당과 연계한 인프라 개발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인터넷에서 크게 회자된 대전의 ‘빵 보관소’가 이들의 작품이다. 빵 보관소는 성심당에서 구매한 빵을 보관해주는 장소다.
제이어스는 ‘빵만 사고 떠난다’는 성심당 중심의 관광 유입 문제를 간단하지만 혁신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은 원도심 관광과 주위 상권을 고려한 동선에 맞춰 빵 보관소를 설치해 두 손이 가벼워진 이용객이 지역에 체류하도록 유도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를 이용해 관광객의 동선과 성향을 분석했다. 단기 방문형 관광객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체류형 관광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3년째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는 김두현 이너트립 대표는 “지원 기업에 선정된 후 매년 50% 이상 매출 성장을 이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매년 변화하는 시장·기업 환경을 반영해 당시 필요한 맞춤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지속적인 지원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센터는 기업과의 협업으로 지역 관광 인프라 구축 등 거시적인 관광 현안을 다룬다.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는 올해 4월 ‘2025 Tourism Biz Bridge: 부울경 관광기업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를 개최하고 106개 기업을 한자리에 모았다. 더현대, 라인페이, 무인양품, KT&G 등 26개사가 참여했다. 행사에 참여한 기업 10여 개가 라인페이에 신규 가맹해 해외 관광객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현대백화점은 부울경 관광기업과 협업해 9·10월 동남권 관광페스타를 2회 개최했다. 행사에는 41개 기업이 참여해 7,38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영근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실장은 “공사는 지자체, 유관기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지역 관광기업이 실질적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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