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내란 가담’ 공직자 인적청산 나선다
비상계엄 가담-협조 여부 전면 조사… 내년 2월 설 前에 인사 마무리 방침
野 “생각 다른 사람 숙청, 정치보복”

김 총리는 이날 생중계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내란 재판과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내란 극복이 지지부진한 현실”이라며 “내란에 가담한 사람이 승진 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문제가 제기되며 공직사회 내부적으로 반목을 일으키고 국정 추진 동력을 저하시킨다”며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구성을 제안했다. 이어 “TF는 내란에 참여하거나 협조한 공직자를 대상으로 합당한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 확보를 목표로 한다”면서 “내년 1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설 전에 후속 조치를 해 공직사회의 동요를 최소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의 제안에 즉각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며 “내란에 관한 책임은 관여 정도에 따라서 형사 처벌할 사안도 있고, 행정 책임을 물을 사람도 있고, 인사상 문책이나 인사 조치를 할 정도의 낮은 수준도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는 국무조정실장이 총괄 단장을 맡고, 중앙행정부처 49곳에 각각 별도 TF를 설치해 공직사회를 대상으로 12·3 비상계엄에 가담하거나 협조했는지에 대한 내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특히 여당을 중심으로 계엄 연루 의혹이 집중 제기된 검찰과 군, 경찰은 물론 외교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 12개 기관은 집중 점검 대상에 올랐다. TF는 ‘내란행위 제보센터’ 등을 통해 확보된 제보를 통해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들을 상대로 인터뷰, 서면조사, 휴대전화 및 PC 포렌식 등에 나선다. 비상계엄 과정에서의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로 인사·형사 고발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속에 ‘내란 청산’을 전면에 부각해 국면전환에 나선 것이라고 반발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 때는 ‘적폐 청산’, 지금은 ‘내란 청산’으로 이름만 바꿔 달았을 뿐 본질은 똑같다”며 “정권에 불편했던 공무원을 골라내고 다른 생각을 가졌던 사람을 숙청하겠다는 정치 보복의 칼날이 다시 번뜩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년 설前 ‘내란 공직자’ 물갈이… 공직사회 “줄세우기 악용 우려”
[내란 가담’ 공직자 인적청산]
李, 국무회의서 ‘공직 조사 TF’ 승인… 내주 설치-내달 12일까지 대상 확정
가담 정도 따라 문책-인사조치 예고
지방선거 앞두고 내란 청산 부각… “친윤 낙인 찍어 솎아내기” 지적도
“내란에 관한 문제는 특검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고 독자적으로 조사할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공직자의 12·3 비상계엄 불법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하자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곧장 승인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처음으로 전 과정이 생중계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의 질의에 “내란 책임을 물을 조직이 필요하다면 발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5일 만이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이 다음 달까지 차례로 종료되는 가운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 李 “내란 관여 정도 따라 책임 물어야”

총리실은 이날 오후 곧바로 TF 구성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조사 범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전부터 4개월 후까지 총 10개월간 내란에 직접 참여하거나 협조한 행위이다. 총리실은 “내란 사전 모의 기간에 더해 4월 4일 탄핵 선고 시점까지 윤 전 대통령이 사실상 통치 행위를 수행한 것을 감안했다”며 “내란 사전 모의, 실행, 사후 정당화, 진실 은폐와 관련된 명백하고 직접적인 행위를 조사해서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선 것은 이재명 정부의 첫 국감에서 “공직사회 내란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제대로 털고 가야 한다”는 당정대의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겐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무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거나 승진하는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담긴 투서가 전달됐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 이재명 정부 인사를 본격적으로 하지 못했다”며 “제대로 일할 의지가 있는, 국정철학에 맞는 사람들 중심으로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내년 2월까지 ‘공직사회 내란 청산’ 속도전
정부는 속전속결로 비상계엄에 연루된 공직자들에 대한 조사와 인사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지시 열흘 뒤인 21일까지 기관별 TF 설치를 마무리하고 약 한 달 뒤인 다음 달 12일까지 조사 대상을 확정한 뒤 내년 1월 31일까지 조사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겠다는 것. 이어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내년 2월 13일까지 인사 조치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TF를 제대로 가동해 집권 2년 차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잡아 민생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공직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보를 바탕으로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과거 정부에서 중용된 인사들을 친윤(친윤석열) 공직자로 낙인찍어 솎아내면서 ‘공직사회 줄 세우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 이에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 기강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야당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로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국면 전환을 노리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대장동 항소 포기로 정국이 불리해지자 국민의 시선을 또다시 ‘망상 내란 프레임’으로 돌리려는 것”이라며 “선량한 공무원을 괴롭히지 말고, 대장동 재판부터 받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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