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집단커닝 속출… 교육청은 “윤리적 활용” 뜬구름 지침
AI 사용기준 없어 공정성 시비도
교육청 7곳 가이드라인조차 미비
정부, AI 활용기준 내달 처음 마련

● ‘윤리적 활용 지도’ 유명무실한 교육청 지침

서울시교육청의 1페이지짜리 생성형 AI 수업 활용 가이드에는 ‘수업 및 교육 활동에 생성형 AI를 활용할 경우 사전에 생성형 AI 원리와 한계점, 윤리적 사용에 대한 학생 교육을 필수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가 이 내용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없다. ‘학생은 방과 후나 가정에서 사용 시에도 윤리적 활용을 실천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윤리적 활용에 대한 기준도 명시돼 있지 않다. 대전시교육청의 가이드라인은 교사가 업무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만 서술돼 있을 뿐 학생이 AI를 활용해 과제를 할 경우에 대한 안내는 없다.
● 챗GPT로 수행평가, 학교선 ‘공정성 논란’
최근 과제에 AI를 활용하는 학생이 늘면서 일선 학교에서는 과제 평가 공정성을 두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구의 한 고교 정보과목 수행평가에서 일부 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해 답을 작성한 정황이 드러났다.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수행평가 점수에 공정성 논란이 일자 이 학교는 해당 과목 수행평가를 다시 실시했다.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학생들이 AI의 답변을 그대로 복사해 수행평가 과제를 제출해도 교사들이 이를 검증하고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학생 수준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전문가 수준의 고급 어휘와 문장으로 구성된 답변이라 확인해보면 챗GPT로 얻은 답변을 그대로 복사해 제출한 경우였다”고 말했다. 강원 한 고교 교사도 “외국어 수업 수행평가로 여행기 작성, 번역 등을 진행했는데 학생 대부분이 챗GPT 답변을 그대로 제출해 학교 현장에서는 수행평가 진행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AI 활용 가이드가 없어 의심되면 ‘다시 작성하라’고 안내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AI를 수업이나 과제에 활용할 때 지켜야 할 구체적 내용을 규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AI의 답변에 대한 학생 본인 의견을 평가하도록 하는 등 학생들이 최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반으로 AI를 활용하도록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수행평가 제출 시 AI를 어느 부분에서 활용해 어떻게 답안을 수정했는지 등을 첨부 자료로 상세하게 작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연구를 토대로 학교 내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만들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AI 연령 제한 지침, 학생이 학교 과제를 할 때 AI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범위 등 전반적인 내용이 담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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