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제 어린이 아니야"-"한국에서도 이렇게 던져줘, 제발"…이강철 감독이 '원상현' 키우는 법

[스포티비뉴스=최원영 기자] 무럭무럭 자라야 한다.
KT 위즈 우완투수 원상현은 올해 프로 2번째 시즌을 무사히 끝마쳤다. 올겨울 부단히 노력해 내년엔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든든한 조력자인 이강철 KT 감독이 영건을 돕고 있다.
원상현은 부산고 졸업 후 지난해 1라운드 7순위로 KT에 입단했다. 곧바로 데뷔해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지난해 22경기 65⅓이닝에 등판해 2승5패 1홀드 평균자책점 7.03을 기록했다. 올해는 중간계투진에만 몸담았다. 52경기 57이닝서 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5.21을 빚었다.
시즌을 끝마친 원상현은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된 KT의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캠프에 참여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는 대만 타오위안 아시아 프로야구 교류전에도 나섰다. KT는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 대만 라쿠텐 몽키스와 실력을 겨뤘다.
원상현은 "난 대만에 처음 왔고, 일본팀과 경기해 본 적도 없다. 평소 일본프로야구를 좋아해 궁금한 점이 많았다"며 "실제로 수준이 어떨지, 배울 점이 많을지 궁금했다. 결과를 떠나 얻을 수 있는 게 많다는 점이 좋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힘을 역동적으로 쓰는 나와 달리, 일본 투수들은 150km/h의 공도 몸을 부드럽게 쓰며 던지더라. (골든이글스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감독님께서 '한국에서도 제발 이렇게 던져 달라'고 하셨다. 주자를 내보내도 여유롭게 던진 게 주효했다"며 미소 지었다.
올 시즌 도중 필승조의 주축이었던 투수 손동현이 어깨 부상으로 잠시 이탈하며 원상현을 비롯한 다른 불펜들의 역할이 더 커졌다. 원상현은 "형이 다친 뒤 나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형의 역할이 엄청 크지 않았나 싶다"며 "내가 아무리 잘해도 메울 수 있는 몫이 아니었다. 그때 감독님께서 '넌 이제 신인도, 어린이도 아니다'고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난 뒤부터 형의 공백을 채우려 더 노력했다"고 전했다.
원상현은 "때론 긴 이닝도 소화하며 빈자리를 느끼기도 했다. 힘들 때면 (손)동현이 형에게 전화해 '언제 복귀하냐'고 투정도 부렸다"고 돌아봤다.
최근 또 영감을 얻는 계기가 있었다. 원상현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를 보다가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보며 입을 다물게 됐다(웃음). 그동안 내가 한 변명들을 아무렇지 않게 이겨내는 걸 보며 느낀 게 많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15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실점 111구로 완투승을 거뒀다. 26일 월드시리즈 2차전서도 9이닝 1실점 105구로 완투승을 차지했다. 이어 지난 1일 6차전에 선발투수로 출격해 6이닝 1실점 96구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야마모토는 이튿날인 마지막 7차전에 자진해 구원 등판했다. 9회 1사부터 연장 11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2⅔이닝 무실점 34구로 승리를 챙겼다.
야마모토의 투혼 덕분에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야마모토는 시리즈 MVP를 손에 넣었다. 원상현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원상현은 "나도 팀 내 형들의 루틴을 따라 하며 많이 배우고 있다. 그동안 루틴을 꾸준히 하던 선수가 아니었는데 형들을 보며 느낀 게 정말 많았다"며 "다음 시즌 전까지 확실한 나만의 루틴을 찾아 정립하겠다. 눈이 오든, 비가 오든, 태풍이 불든 아랑곳하지 않고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시즌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원상현은 "난 아직 가을야구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엔트리에 등록됐지만 등판하지 못했다. 그런데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재미있었다"며 "'나도 저기서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개인적으론 까불지 않고 겸손하게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또한 건강히 야구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강제추행 혐의 '무죄'…1심 결과 뒤집혔다 - SPOTV NEWS
- [단독]'사생활 의혹' 이이경, '슈돌' 발탁 전면 백지화...새 MC는 김종민 - SPOTV NEWS
- [단독]이준호, '베테랑3' 주연 낙점…'흥행 킹' 굳히기 - SPOTV NEWS
- '7kg 감량' 장재인, 눈 둘 곳 없는 타이즈 패션 '아찔' - SPOTV NEWS
- '최강야구'vs'불꽃야구' 결국 조정 불발, 본안 소송 간다 "법적 절차 이어갈 것" - SPOTV NEWS
- 성시경 배신한 매니저, 경찰에 고발당했다 "오타니 통역사 사건 떠올라" - SPOTV NEWS
- [단독]'도수코5' 모델 김성찬, 혈액암 투병 끝 사망…향년 35세 - SPOTV NEWS
- 성시경, '먹을텐데' 사칭 사기 피해 사비로 보상했다…업주 미담 공개 "시련 이겨내길" - SPOTV NEWS
- '김연아♥' 고우림 "나만큼 장가 잘 간 사람 없어…장담한다"('편스토랑')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