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부동산 투자 수익 본격 과세”…조세 개편으로 ‘재정개혁’ 나서는 중국
부동산 버블·지방정부 재정난
과세 대상도 중산층으로 확대
중국 세무당국이 자국민이 해외 주식·부동산 투자 등으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본격적인 과세에 나섰다.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11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등지에 거주하는 여러 자산가가 최근 ‘해외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라’는 세무당국의 통지를 받았다. 주로 2022~2023년 해외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소득이 과세 대상이다. 특히 홍콩과 미국에 투자하는 자산가들이 세무당국의 관심 대상이라고 전해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국의 표적이 된 납세자 가운데는 최소 1000만달러(약 146억원) 상당의 해외 자산을 보유한 사람도 있다.
해외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는 예고된 조치다. 산둥성, 후베이성, 저장성, 상하이시 등의 세무당국은 지난 3월 납세자들이 해외에서 얻은 투자 수익을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과세 대상도 초부유층에서 부유층과 상위 중산층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세무당국이 집중 납세 캠페인을 벌이는 자산 규모가 지난해 1000만달러 이상에서 올해 100만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 소득 과세에 나선 것은 조세·재정 체계를 개혁하고 지방정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1994년 이후 조세 수입은 중앙정부에 몰아주고 지방정부는 부동산 사용권을 매각해 재정의 근간으로 삼도록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 비율인 조세부담률은 14%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5.3%)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이러한 조세·재정 구조는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투자 유치에 용이한 구조를 만들기 위한 조치였으나 부동산 버블과 지방정부 재정난을 불러왔다. 고령화와 저출생 현상으로 인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재정개혁의 필요성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세제 개편 작업에 나서고 있다.
당국의 과세가 강화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기업이나 자산가들은 돈이 생기면 해외 부동산부터 사들이는 경향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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