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검찰 ‘이례적 결정’마다 맞바뀌는 여야의 ‘원칙’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엔 “항소자제 규정 강조” “상급심 봐야”
득실 따져 사법 원칙 입장 180도…“내로남불” 정치 불신 자초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형사재판에서 검찰·법원의 이례적 결정이 나오고 여야가 유불리에 따라 공수 교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법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와 이재명 대통령 사건 신속 파기환송을 전례 없다고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 검찰의 이례적인 항소 포기를 옹호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이며 정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현직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사법적 원칙’과 ‘정치적 의도’를 번갈아 주장하며 공방을 벌여왔다. 이 대통령이 기소된 대장동 사건의 민간업자들 1심 판결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건과 관련해 민주당은 내부 기준에 맞게 원칙적으로 대응했다며 검찰을 두둔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례적인 항소 포기 배경에 이 대통령 혐의를 면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 5월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두고는 정반대 입장이었다. 민주당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판결이 이뤄졌다며 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재판을 1심 6개월, 2·3심 각각 3개월 안에 끝내라는 법상 ‘6·3·3 원칙’에 따른 판결이라며 옹호했다.
법원이 지난 3월 당시 현직 신분이던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고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했을 때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민주당은 지귀연 재판부가 전례 없는 구속기간 산정 기준을 적용했다며 특혜라고 비판했고,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내란의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도 방어권 보장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지귀연 재판부와 검찰 결정을 감쌌다.
법원 상급심 판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사안에 따라 갈렸다. 민주당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에서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건에서는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구속취소 사건과 달리 대장동 항소 포기 건에서 상급심 판단을 강조하고 있다.
항소 자제와 신속한 재판, 방어권 보장 등 형사사법체계의 주요 원칙이 유독 대통령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거대 양당이 일관된 기준 없이 이해관계에 따라 견해를 바꿔가며 정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통화에서 “시민들 관점에서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와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의 항소 포기에서 느끼는 감정은 비슷할 것”이라며 “양당이 원칙을 말하지만 똑같이 표리부동하고 내로남불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법치 영역의 원칙과 기준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흔들리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귀연 판사의 이례적인 구속취소도 논란이 됐는데, 실익도 없는 항소 포기 건에 민주당이 반응하는 방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한 검찰 내 조직적 반대가 더 문제라는 의견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즉시항고 포기와 김건희 여사 무혐의 처분 등에 반발하지 않았던 검사들이 민주당 정부에서 항명성 행동을 반복한다는 지적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이래도 되나. 가만 안 둘 것”이라며 “민주당 정권을 호구로 안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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