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창간 80주년 국회토론회] “지역주민 풍요롭게… 대형 매체 못지않은 가치 지녔다”
‘미디어 바우처’ 언론인 차원 보완 필요
경기인천지역 공통 콘텐츠 찾는게 숙제
‘지역발전기금’ 국회 협조 150억까지 확대
AI 활용 저널리즘 파트너 마련 등 제언도

[발제 1] 조용준 경인일보 독자위원(경제학 박사)
■ 권력 아닌 시민 선택 따라 차등 지원 제도 필요
“기자는 권력이 큰 사람이다. 사회 공적 감시자로 권력을 견제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매체·다채널 시대를 맞아 상황이 급변했다. 인터넷과 SNS, 유튜브 등 대안매체의 등장으로 전통언론의 독점적 영향력이 약화됐다. 특히 언론사는 전통적으로 광고 의존도가 높지만 예전보다 매체영향력이 약해졌고 광고 역시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언론의 사회적 역할 재정립과 재정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동시에 제기한다. 이에 ‘시민 참여형 공익구독제 도입’이 절실하다. 그간 중앙·지방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면, 시민 선택의 결과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권력이 아닌 시민의 눈치를 보게끔 구조가 변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로 작용하며 ‘공공저널리즘’의 역할을 충실히 하게될 것이다.”
[발제 2] 김해영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 단순 규모·열독률 넘어 지역신문 질적 도움을
“지역신문은 지역사회의 공공적 데이터 아카이브다. 단순한 뉴스 매체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의제를 기록하고 축적하는 공공 데이터베이스로 기능한다. 하지만 2023년 한 해에만 24개 종이신문이 폐간되는 등 지역신문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지역신문 지원 정책은 효율성 중심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지역신문 이용률이 낮아질수록, 오히려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신문은 민주주의의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지원이 답은 아니다. 단순히 규모나 열독률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을 넘어서 우수한 지역신문을 질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역신문은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형식과 실험을 시도해야 한다. 지역신문의 미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언론의 생존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민주적 역량을 복원하는 일이다. 기술 변화 속에서도 인간의 시선으로 지역을 기록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담아낼 수 있는 언론이 지역신문이어야 한다.”

지상중계
경인일보 창간 80주년을 맞아 열린 ‘지역 언론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 국회토론회에서는 미디어바우처 제도, 정부 지원 방향, 네이버 CP(콘텐츠제휴) 문제 등 지역언론 현안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참석 언론인들은 질의응답을 통해 현장의 어려움과 개선방안을 공유하며 지역 언론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 언론 반발로 중단된 ‘미디어 바우처’ 제도, 다시 고개
이날 토론회에선 더불어민주당 김승원(수원갑) 의원이 21대, 22대 국회에서 발의한 ‘미디어바우처법’이 다시 소환됐다. 미디어바우처법은 ‘시민이 직접 선택한 언론에 공적 재원을 배분하는 제도’로 지방언론의 공적 역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현직 기자는 “현재 이 제도가 활발하게 논의 중인데, 활성화된다고 가정할 때 지역 언론이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위근 퍼블리시 최고연구책임자는 “이 제도는 지역 언론의 성격을 공공재로 규정해 공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지역 언론들은 이 지원을 받기 위해 당연히 지역민들이 원하는 뉴스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자칫 일종의 ‘인사 평가’로 볼 수도 있어 전문가들은 회사가 아닌 기자 개인별로 하자는 등 다양한 의견과 논란이 있다. 먼저 특정지역, 한 개의 지역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해서 성공할 수 있는지 노력해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더 나아가, 그는 뉴스를 바라보는 시민과의 간극을 지적하며 “기자들은 사회비판, 팩트체크 등을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원하는 기사는 ‘나의 생활에 직접적 도움이 되는지’, 결국 생활밀착형, 경기인천 지역 주민들이 공통으로 요구하는 콘텐츠를 찾아내는 게 숙제”라고 강조했다.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과거 경기도에서 미디어바우처에 대한 시범사업을 논의했다. 도시와 농촌, 도농 복합지역 등 세 지역에서 실시했는데 많은 어려움이 야기됐다”며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논의가 언론인들의 반대로 중단됐다는 것이다. 기자협회나 언론노조 등 언론인 차원에서 어떤 보완책이 필요한지 정리된 의견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정부 “지역신문 가치 굉장히 높아”… ‘발전기금’ 추가 지급 약속
좌장을 맡은 황의갑 경인일보 독자위원장(경기대 교수)은 과거 미국에서 체험한 지방언론 환경을 언급하며 “지역언론은 지역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핵심 축”이라며 지방언론의 공공적 역할을 강조했다.
윤태욱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장도 정부 미디어 정책 관련 업무를 보면서 취득한 경험을 소개한 뒤 “지역신문은 대형매체 못지않은 가치가 있으며 지역 민주주의의 거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장의 시선은 달랐다. 디지털 전환 속 지역언론이 구조적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 쏟아지며 정치권을 향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정치권은 지역언론의 어려움을 말뿐으로만 공감하고 있다”며 “지역신문발전기금이 크게 축소된 만큼 재정 복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윤 과장은 “정부도 지역신문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며 “지역신문발전기금을 현재 83억 원에서 내년 126억 원 수준으로 증액하고, 국회 협조를 통해 15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 언론이 지역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 정부·언론·전문가가 바라본 ‘네이버 CP’… “변화 필요” 한목소리
“서울 60곳, 경기·인천 1곳… 기형적 구조입니다.”
지역 언론계가 포털 뉴스 제휴 구조의 불균형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에는 60개 매체가 네이버 CP로 활동하는 반면 경기·인천은 단 1곳뿐이라며 “지역 뉴스 유통이 사실상 차단돼 있다”고 지적했다.
민진영 대표는 “인구와 언론 규모를 고려하면 60대 1 구조는 비상식적”이라며 “경기·인천에 최소 3~5곳의 CP가 필요하다. 지역 뉴스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행정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기자도 “네이버 CP 중심의 편향된 노출 구조가 지속되면 지역 언론 생태계가 더 위축된다”며 정부 대책을 요구했다.
윤태욱 문화체육관광부 과장은 “지역 언론의 CP 수가 적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며 “민간기업이라 단언할 순 없지만 국회 우려도 큰 만큼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제휴위원 교체 등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에서는 AI를 활용한 저널리즘 파트너 마련, 지자체·학교·공공기관 등 협업 생태계 구축 등 제도 개선에 대한 정책 제언과 레거시 언론이 처해야 할 다양한 정책 제언이 쏟아졌다.
황의갑 좌장은 이날 토론회를 마치며, “오늘 토론회는 지역 언론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며 “경인일보 80년의 역사처럼, 오늘 논의가 정부와 국회 정책에 반영돼 지역 언론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하지은·김우성 기자 z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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