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광주 ‘황룡강 생태길 30’

장갑수 2025. 11. 1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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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생태계 보고’ 장록습지에서의 하루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물결
분주한 도회지를 벗어나자 자연 그대로의 산과 강이 부드럽고 평화롭다. 황룡강을 살포시 뒤덮은 아침안개가 서서히 옷을 벗는다. 송산근린공원주차장에 도착하자 ‘황룡강 생태길 30’안내판이 기다리고 있다. 황룡강 생태길은 하천습지가 잘 보존돼있는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이다.

황룡강 생태길은 송산공원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송산근린공원은 오랫동안 원시상태로 남아있던 황룡강의 조그마한 섬을 유원지로 조성한 곳이다.

송산근린공원으로 통하는 다리를 건너는데 섬 양쪽으로 황룡강이 흐르고, 북쪽에서 용진산이 안개 사이로 산봉우리를 슬며시 내민다. 강 가운데서 섬을 이루고 있는 송산근린공원은 여유롭고 아늑하다. 송산공원에는 넓게 잔디가 깔려있고, 잔디광장을 둘러싸고 둥그렇게 숲이 조성돼 있다.

송산근린공원 아래쪽에 보가 설치돼 섬 주변은 항상 강물이 풍부하다. 사방이 강물로 둘러싸인 송산근린공원은 물위에 떠있는 배 같다. 송산근린공원 아래에 있는 보를 건너 황룡강 서쪽 제방으로 올라선다. 제방에 올라서니 황룡(黃龍)의 머리를 형상화한 노란색 ‘황룡강 생태길’ 이정표가 가야할 방향을 알려준다.

송산근린공원을 지난 황룡강은 삼도동 쪽에서 흘러온 평림천과 합류해 덩치를 키운다. 평림천 합류지점에서 바라보니 황룡강과 송산근린공원을 가운데 두고 어등산과 용진산이 서로를 그리워한다.

황룡강 생태길은 송산교를 따라 다시 황룡강을 건넌다. 송산교에서 바라보니 하류로 흘러가는 황룡강물과 강변고수부지인 서봉친수지구가 넓게 펼쳐진다.

황룡강은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은선골에서 발원해 장성군과 광주시 광산구를 흐르는 영산강 제1지류다. 송산교를 건너 서봉친수지구 산책로로 내려선다. 넓은 서봉친수지구에서는 하얗게 핀 억새가 휘날리고, 길 양쪽으로는 울긋불긋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억새 코스모스와 함께 황룡강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바람이 불때마다 사각거리는 억새소리가 내 마음을 쓸쓸하게 한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쓸쓸함은 오히려 인간의 마음을 살찌게 해준다.

강변 산책로는 자전거도로로도 이용된다. 산책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한동안 계속되던 억새밭은 노란 좁은잎해바라기꽃밭으로 바뀐다. 군락을 이룬 노란 좁은잎해바라기꽃과 다양한 색으로 울긋불긋 핀 코스모스가 행복하게 어울렸다. 꽃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도 꽃처럼 환하다. 꽃은 자신도 아름답지만 보는 사람까지도 아름답게 해준다. 팜파스그라스도 우아하게 꽃을 피웠다. 억새와 코스모스, 좁은잎해바라기와 팜파스그라스, 버들마편초 같은 가을꽃들이 황룡강의 윤슬과 예쁘게 어울려있다. 서봉친수지구는 이렇게 황룡강생태정원으로 꾸며졌다.
황룡강생태정원. 한동안 계속되던 억새밭은 노란 좁은잎해바라기꽃밭으로 바뀐다. 군락을 이룬 노란 좁은잎해바라기꽃과 다양한 색으로 울긋불긋 핀 코스모스가 행복하게 어울렸다.

황룡강생태정원을 지나자 서봉파크골프장이 펼쳐진다. 서봉파크골프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황룡강 생태길 30’이라 쓰인 노란 조형물 두 개가 세워져 있다. 이 조형물은 황룡강 생태길을 걷는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역할도 한다. 파크골프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고, 황룡강에서는 강물이 유유히 흘러간다. 강변 곳곳에는 억새가 하얗게 피어 우아한 가을풍경을 가져다준다.
서봉파크골프장을 뒤로하고 황룡강교 아래를 지난다. 이곳에서부터 장록습지보호지역이 시작된다. 황룡강 하류에 있는 황룡강교에서 영산강 합류지점까지 거리 8㎞, 면적 2.73㎢가 ‘황룡강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지역’이다. 황룡강 장록습지는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국내 하천습지 5곳 가운데 유일하게 도심에 위치했다.
황룡강 하류에 있는 황룡강교에서 영산강 합류지점까지 거리 8㎞, 면적 2.73㎢가 ‘황룡강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지역’이다.

황룡친수공원지역에 들어섰다.

산책로와 황룡강 사이 습지에는 울창한 숲이 형성돼있고, 산책로 안쪽에는 넓은 잔디광장이 조성돼있다. 잔디광장 안쪽으로는 선운지구 아파트들이 자리했다. 황룡친수공원을 지나 강변도로로 올라선다. 강변도로 갓길에는 사람만 걸을 수 있는 데크길이 놓여있다.

데크길은 수변보다 높아 장록습지를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다. 장록습지를 찾는 사람들이 주로 이 길을 걸으며 잘 보존된 하천습지를 관찰한다.

장록습지는 자연하천인 황룡강 퇴적물이 사주나 자갈밭을 만들어 동식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 장록습지는 동물 650종, 식물 179종 등 829종의 동식물이 생물다양성을 이루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강 가운데로는 강물이 유유히 흘러가고 강줄기 양쪽에서는 넓은 억새밭과 먹구슬나무 버드나무 같은 나무들이 건강한 생태환경을 이루고 있다. 장록교 앞을 지난다. 장록교가 있던 자리는 옛날 나룻배가 다니던 곳이었다. 나룻배가 다니던 곳에 언젠가 철판 가운데에 구멍이 뻥뻥 뚫린 뽕뽕다리가 생겼다. 그러다가 1978년 뽕뽕다리를 철거하고 장록교를 설치했다.

강물은 느리고 고요히 흘러가고, 장록습지에서는 은색물결 출렁이는 억새밭과 억새밭에 듬성듬성 서 있는 나무들이 가을을 즐기고 있다. 습지에 서 있는 나무들은 잔잔한 강물위에 그림자를 내려놓았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이러한 자연을 바라보면서 여유를 찾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다.

두 개의 철교와 자동차가 다니는 송정1교 아래를 지나 송정2교로 올라선다. 송정2교를 건너면서 영산강 쪽으로 흘러가는 황룡강을 바라본다. 송정2교를 지난 황룡강은 3㎞를 더 흘러 영산강 본류와 만난다. 교량 위에서 바라본 황룡강 하류의 가을은 한없이 우아하다. 은색으로 물든 억새밭과 아직은 녹색을 띤 나무들이 푸른 강물과 행복하게 어울렸다.
송정2교를 지난 황룡강은 3㎞를 더 흘러 영산강 본류와 만난다. 교량 위에서 바라본 황룡강 하류의 가을은 한없이 우아하다.

송정2교를 건너 장록습지로 내려선다.
황룡강 양쪽 고수부지에 형성된 장록습지는 송정2교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억새밭이 드넓어진다. 황룡강 하류 서쪽 고수부지에는 두 갈래로 길이 나 있다. 강쪽은 산책로이고, 제방쪽은 자전거길이다. 산책로를 걷고 있으니 내가 하얀 억새물결을 헤치고 떠가는 돛단배가 된 것 같다.
황룡강 양쪽 고수부지에 형성된 장록습지는 송정2교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억새밭이 넓어진다. 황룡강 하류 서쪽 고수부지에는 두 갈래로 길이 나 있다. 강쪽은 산책로이고, 제방쪽은 자전거길이다.

황룡강이 영산강 본류에 합류되는 지점에 이르자 황룡강 생태길 종점을 알려준다. 이곳 영산강 합류지점까지가 장록습지 보호지역이다.
제방 위 조류관찰대에서 바라보니 황룡강과 합류해 나주 쪽으로 흘러가는 영산강과 강변 억새밭이 드넓다. 광주 땅을 포근하게 품고 있는 무등산이 황룡강 억새물결과 함께 가을 풍경화가 돼준다. 아름다운 가을이다.
황룡강 생태길에서는 무등산도 바라보인다. 무등산이 황룡강 억새물결과 함께 가을 풍경화가 돼준다.

<장갑수·여행작가>

▲‘황룡강 생태길 30’은 전남 장성에서 발원해 광주시 광산구로 흘러드는 황룡강 하류를 따라 걷는 길이다. 황룡강 하류에는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장록습지가 있어서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도심 속 하천습지를 만날 수 있다.
※코스:송산근린공원→송산교→황룡강생태정원→서봉파크골프장→황룡친수공원→중보교→송정2교→억새길→영산강 합류지점(조류관찰대)
※거리, 소요시간 : 12㎞, 3시간 30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송산근린공원주차장(광주시 광산구 박호동 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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